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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한마디] 안희정의 '새로운 정치', 대안이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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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 그 분들도 선한 의지로 없는 사람과 국민 위해 좋은 정치 하려고 했는데 뜻대로 안 됐던 것이라고 생각한다."

"K스포츠·미르재단도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사회적 대기업의 좋은 후원금을 받아 동계올림픽을 잘 치르고 싶었던 마음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것이 법과 제도를 따르지 않아 문제가 발생했다."
박 대통령을 옹호하는 친박계 의원이나 최근 ‘재기’움직임을 보이는 MB계에서나 나올 법한 이런 말들이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입에서 나왔다. 일요일인 19일 부산대에서 열린 '즉문즉답' 행사에서 전직 대통령에 대한 평가를 하면서 이 같은 ‘파격적’ 발언을 쏟아낸 것이다.

그러나 최근 그의 행보를 돌아볼 때 그의 이날 발언이 난데없는 것은 아니었다. 자신의 이름 ‘희정’이 박정희의 ‘정희’의 어순을 바꾼 것이라는 말까지 했던 지금까지의 발언보다도 좀 더 ‘치고 나간’것처럼 보이긴 해도 이른바 보수와 중도 층을 겨냥한 대통합론의 일관된 신념에서 비롯된 계산된 발언으로 읽힌다.

그렇다면 범야권에서 쏟아질 격한 반발까지 예측했을까. 이날 발언은 즉각 많은 공격을 받았다.
“안희정의 ‘선한 의지’에 기초한 논리라면 박근혜의 모든 행위는 선한 의지에서 비롯되었으므로 탄핵은 기각되어야 한다. 이것이 바로 박근혜와 그 대변인들의 탄핵기각을 주장하는 논리이다.”“두루뭉실 화법은 반기문을 능가한다. 박근혜 사면하실 거죠? 미르재단도 감싸시고, 이명박근혜의 선한 의지도 추켜세우시고. 눈물겹다.”

“포용에 대한 강박적 집착과 착한아이 콤플렉스에다, 내가 하면 할 수 있다는 이명박근혜식 자만심이 결합된 데다, 지지율 상승이 결합해 아무 말이나 마구 뱉어대는 상태에 있는 게 아닌가 싶다. 그는 지금 꿈속에 있는 것 같다”는 거친 비난까지 나왔다.

그럼에도 안 지사의 이른바 보수 중도 통합 행보는 상당히 먹히고 있는 듯하다. 사드(THAAD) 배치에 대해 '국가간에 이미 결정된 사안에 대해 변경할 수 없다'고 한 것이나 '노무현 대통령이 남긴 미완의 과제인 대연정을 추진하겠다'는 메시지 등은 주류 언론으로부터 “포용력이 있다”는 칭찬을 받고 있다.

지난 17일 여론조사 기관 한국갤럽의 차기 대선 주자 지지도 조사에서 안 지사가 처음으로 지지율 20%선을 넘긴 것이 이런 상황을 숫자로 보여준다. 주목할 것은 안 지사와 함께 '2위 그룹'을 형성했던 황교안 권한대행은 한 자릿수로 하락했다는 것이다. 민주당 지지층에서의 지지율(24%)보다, 국민의당(25%). 바른정당(27%) 지지층에서 지지율이 비슷하거나 더 높은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5% 언저리에서 머물던 것에서 그야말로 수직상승 한 것은 야권 내부에서 문재인의 대안을 찾는 ‘반(反)문 세력’을 흡수한 것도 있지만 비 민주당 지지자들로부터 마음을 사고 있는 것에 크게 힘입은 것이라는 분석이 나올 만하다.

대선판을 뒤흔들고 있는 안 지사의 보수통합 행보는 그러므로 많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듯하다. 그러나 그가 불러일으키고 있는 ‘바람’ 앞에는 본격적인 검증이 기다리고 있다. 그는 아직 자신의 정치와 정책에 대한 원론적 원칙 이상의 것을 내놓지는 않고(못하고) 있다. “일단 내게 대통령을 맡겨 주면 잘 해 보겠다” 수준의 말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가 내세우는 ‘새로운 정치’ ‘새로운 대한민국’의 비전과 로드맵은 언제쯤 좀 더 분명한 윤곽을 드러낼 것인가. 그는 '대연정' 제안에 대해 "국민이 바라는 새로운 정치와 새로운 민주주의에 대한 기대"라고 말했다. "누굴 반대하려 하는 정치로는 미래가 열리지 않는다"고도 했다. 그가 반대와 파괴 없이 ‘새로운’무언가를 좀 더 구체적으로 보여줄 수 있을 것인지, ‘안희정 돌풍’ 앞에 놓인 과제다.





이명재 편집위원 prome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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