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강구귀 기자]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대우조선해양의 채무 재조정과 관련 "국민연금과의 협상 여지가 열려있다"고 13일 밝혔다.
국민연금이 14일 투자위원회를 열어 대우조선에 대한 채무 재조정 동의 여부를 결정하기로 한 만큼 '막판 협상'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그는 "전날 우리가 찾아갔을 때 국민연금 측이 뭔가 제안을 했다면 논의할 수 있었는데, 내놓은 것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전날 정용석 산업은행 부행장은 정부와 산은이 제시한 채무 조정안에 대한 동의를 구하려고 전주시 국민연금을 찾았으나 10분도 안 되는 짧은 시간만 면담할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국민연금 측이 제안한 대우조선 재실사와 사채권자 집회 연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 회장은 "대한민국 4대 회계법인 중 하나인 삼정회계법인이 대우조선을 실사한 결과를 못 믿고 새로 실사하겠다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라며 "4대 회계법인을 능가할 곳이 있느냐"라고 반문했다.
이어 "대우조선이 당장 다음 달부터 상사채권을 변제하며 선박을 만들어야 하는데, 사채권자 집회를 3개월 유예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신규자금을 투입한 이후 대우조선이 살아나 만기 유예해준 회사채를 갚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에 대해선 "채무 재조정에 참여하는 국책은행은 물론 시중은행이 (대우조선의 계속성에 대한) 어느 정도의 확신이 없다면 누가 지원하겠다는 얘기를 하겠느냐"고 말했다.
이 회장은 "국민연금도 많은 고민을 하고 있을 것"이라며 "현명한 판단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강구귀 기자 ni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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