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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빨간 거짓말..환상이 만드는 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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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가 나타났다고 거짓말을 하던 양치기 소년이 결국 늑대에게 잡혀갔다는 이야기가 단지 이솝우화에 실려 있는 것은 아니다.

성원건설이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의 기업신용위험 수시평가에서 D등급 판정을 받으며 법정관리 신청에 들어갔다.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기업을 파산시키기보다 기업회생절차를 통해 살리는 게 정책이기 때문에 목숨을 부지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한다.
하지만 자금악화 상황 속에서도 툭하면 중동 수주 체결을 내세우면서 버티려했던 늑대소년의 운명은 이미 예상됐던 바다.

종합 독감 치료제 개발에 성공했다면서 사상최고치를 기록하고 코스닥 시총 1위를 탈환하기까지 하고 있는 셀트리온을 보는 시각도 우호적이지만은 않다.
하나의 약으로 다양한 독감을 동시에 치료할 수 있다고 하는데 과연 감기에 예방약이나 치료제가 있는지 늑대가 나온다는 얘기보다 더 센 허풍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증시 상황이 전반적으로 좋은 상태에서 대형 호재로 삼을만한 재료가 등장할 경우 주가 급등은 당연한 것이지만 2조원짜리 시가총액이 확실히 입증되고 시행 가능한 기술과 시장 점유, 그리고 가시적인 순익 증가 등에 의한 것이 아니라 기대감에 의해 앞서나간 것이라면 나중에 있을지 모를 후유증도 감안할 필요가 있다.
사실 투자에 있어 진위는 그다지 중요한 것이 아니다. '루머에 사고 뉴스에 팔라'는 격언이 있는 것처럼 시장을 움직이는 재료는 펀더멘털을 앞선다.
또한 예상에 비해 좋거나 예상에 비해 나쁜 실적 및 발표가 가격을 움직이는 요소가 되는 것이지 펀더멘털에 따라 가격이 일방적으로 오르거나 떨어지지는 않는다.

펀더멘털에 비해 과도하게 오른 종목을 거품이라고 배제한다면 사실 손댈만한 종목이 많지는 않다. 거품이나 버블이 쌓일 때가 주가가 제대로 뜨는 국면임을 인지한다면 '상투만 잡지 않으면 된다'는 전략이 타이밍까지 감안한 최적의 투자핵심이 된다.

인생에는 물론 주식에도 테마가 있고 유행이 있다. 특히 코스닥에서는 그렇다. 뜬금없이 테마가 형성되기도 하고 정책방향에 따라 테마의 동력이 거침없이 커지기도 한다.
결국에 가서는 별볼일 없는 주가로 환원되더라도 테마가 불고 주가가 속칭 '미친듯이' 날뛰는 국면에서는 제대로 이용할 줄 알아야 돈을 번다.

버핏이 돈을 버는 게 절대 "좋은 주식을 싸게 샀기 때문"이 아니다. 남들이 인정하고 몰려드는 종목을 "먼저 샀기 때문"이라는 게 더 맞는 얘기임을 인정한다면 가치투자든 펀더멘털이든 유행이든 테마든 거품이든 버블이든 중요하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구분하기도 만만치 않은 일이다.

1년도 못가서 고꾸라지는 것도 있을 수 있으며 30년간 잘 나가던 종목이 단숨에 반토막이 나기도 한다.
전자를 단기적인 투기 과열의 결과라고 칭하고 후자를 산업흐름의 변화라고 할 수도 있지만 테마의 지속 기간 차이에 불과하다고 단순하게 볼 수도 있다.

착한 거짓말이든 나쁜 거짓말이든 새빨간 거짓말이든 뭐든 다 주가를 움직이는 재료다.
돈을 따면 좋은 테마에 올라탄 결과이고 돈을 잃으면 말도 안되는 거품 꼭지에서 판단을 잘못한 셈이 된다.

잘 나갈 때는 모든 게 좋고 얘기도 많아진다. 그러나 나빠지면 그런 얘기는 언제 그랬냐는 듯 사라진다. 또한 그때까지 빠져나오지 못한 돈과 함께 그 이름도 다 사라진다.
양치기소년의 새빨간 거짓말과 소년의 실종이 무수히 반복되는 게 시장일 뿐이다.

거짓말인지 뭔지 굳이 따질 필요가 없다. 거짓말이 먹히면 테마고, 안먹히면 그만이다. 버블이 터지면 거짓말이, 사실은 거짓말이 아니라 환상이 꺼지는 것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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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재문 자본시장부장 jm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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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재문 기자 jm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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