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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칼럼]통신의 미래가 우리나라의 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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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미 서울대 연구교수

양현미 서울대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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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아침에 눈 뜨면서부터 밤에 잠들 때까지 하루 종일 우리 몸의 일부가 되어버린 스마트폰. 가족·친구·직장 동료들과 상시 열려있는 채팅 방, 교통카드, 자동차 내비게이션, 은행 송금, 24시간 이메일 사용, 음악 감상, 뉴스 검색, TV, 영화, 게임 등 스마트폰이 없던 시절엔 어떻게 살았나 싶을 정도가 됐다.

사실 우리가 스마트폰이란 걸 쓰기 시작한 게 불과 6~7년 전이다. 대중화된 것은 3~4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놀라운 일이다.
그런데 그 스마트폰을 언제 어디서든 사용 가능하게 해주는 통신 네트워크에 대해 우리는 잘 의식하지 못한다. 요즘은 5세대(G) 미래형 네트워크를 TV 광고에서도 경쟁적으로 언급하고 있지만, 일반 국민이라면 그 의미와 우리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잘 알기 어렵다.

영화에서나 가끔 보던 벽돌만한 무선전화를 쓰던 1G 네트워크는 1980년대에 시작돼 부자들의 전유물로 부러움을 샀다. 1990년대엔 노키아와 에릭슨의 훨씬 작아진 2G 기반 휴대폰들을 엄청난 발전이라 생각했다. 2000년대 들어선 3G 네트워크 덕분에 모바일 인터넷이 가능해졌다.

이어 2007년 인류의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아이폰'이 등장하면서 스마트폰 열풍이 불기 시작했다. 신기하고 편리한 애플리케이션(앱)들을 맛본 소비자들은 데이터 통신을 더 원활하게 쓸 수 있는 모바일 브로드밴드를 필요로 했고, 통신사들은 2010년대 들어 앞다퉈 4G 네트워크를 출시하기 시작했다.
통신사들의 고민은 이 시점부터 시작됐다. 개방형 생태계를 이룬 스마트폰 앱들은 음성 통화와 문자 메시지를 무력화시켰고, 이는 통신사의 수익 모델에 막대한 파괴력으로 다가왔다.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등 인터넷 활용 서비스 회사들이 세계 최대의 기업으로 부상하는 반면 통신사들의 음성 및 문자 서비스 매출은 성장을 멈췄고 수익률은 적색경보를 울리기 시작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통신사들은 국가에서 보호받는 '부잣집 아들'이었다. 가진 것이 많으니 잃을 것도 많아 변화를 두려워했다. 거대한 조직 규모 탓에 앱 생태계에서 필수적인 민첩성과 스피드가 부족했다.

제일 큰 문제는 4G 네트워크를 경쟁적으로 빨리 출시하는데만 전념하다보니 새로운 네크워크 생태계에 적합한 서비스와 수익모델을 준비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인터넷서비스 제공자들과 망 중립성이라는 이슈에 맞서 싸우며 방어하기에 바빠 스스로의 체질을 바꾸고 새로운 영역을 개발하는데 신경을 쓰지 못했던 것이다.

천만다행으로 통신사들이 정신을 차리기 시작했다. 5G라는 화두가 나오면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투자하기 시작한 통신사들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 5G는 사물인터넷(IoT), 콘텐츠, 미디어 등에서 생성되는 방대한 규모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장소의 제약 없이 활용 할 수 있게 해준다. 가상의 데이터 저장고인 클라우드 서비스, 예전의 슈퍼컴퓨터 급의 컴퓨팅파워, 딥 러닝과 인공지능 알고리즘의 발달로 무선 네트워크는 모든 산업군의 디지털화를 가능케 해 줄 것이다.

세계 이동통신 사업자 협회(GSMA)에서 지난 5년간 글로벌 통신 시장의 미래 전략을 수립하고 각 나라 통신사들과 협력관계를 구축하며 가장 절실히 느낀 것은, 세상은 넓고 우리나라는 좁다는 것이다.

2017년 현재 세계 인구 75억명, 무선통신 사용자 50억명, 무선통신 가입 회선수 80억개에 달한다.

5G로 열린 무선 브로드밴드 시대는 국경을 초월해 세계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는 비단길이다. 인구 5100만명의 대한민국은 좁고 포화된 통신시장이지만, 앞서가는 기술력과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우수한 과학과 IT 분야 인재들이 가득한 나라다. 우리 통신사들이 4차 산업혁명의 주도자가 돼 세계 시장으로 나갈 수 있다면 그 성장의 가능성은 무한대다. 이 시점에서 국내에서 요금경쟁, 가입자 빼앗기 경쟁에 몰두하는 것은 국가적 손실이 아닐까. 통신의 미래가 우리나라의 미래임을 생각해 본다.

양현미 서울대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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