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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중국에서 금융으로 국부 늘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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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익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

김영익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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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그레이엄 앨리슨 하버드대 교수가 쓴 '예정된 전쟁(Destined for War)'라는 책이 관심을 끌고 있다. 저자는 미중 두 나라가 무역전쟁에서 시작해 금융전쟁을 하고 결국에는 군사전쟁까지 할 수 있다는 끔직한 시나리오를 제시하고 있다. 중국이 금융 강국을 추구하고 있는 만큼 금융전쟁 가능성은 높다.

경제적 측면에서 미국과 중국은 상호 보완관계를 유지했다. 1990년대 중반 이후 정보통신혁명으로 경제 각 분야에서 생산성이 향상되면서 미국 경제는 고성장과 저물가를 동시에 달성했다. 이를 '신경제' 혹은 '골디락스 경제'라 부르면서 미국 소비자들은 지출을 크게 늘렸다. 이때 중국은 저임금을 바탕으로 상품을 싸게 만들어 미국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었다. 중국은 대미 수출로 벌어들인 돈으로 미 국채를 사주었다. 미국 소비자 입장에서는 중국이 생활에 필요한 각종 제품을 싸게 공급해서, 국채 매입으로 금리가 낮아지고 집값이 올라서 좋았다. 물론 중국 생산자들은 수출로 돈을 벌 수 있어서 미국의 신경제를 같이 즐길 수 있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미국 경제의 불균형이 확대되었다. 가계의 과소비로 가계부채가 가처분소득에서 차지는 비중이 1995년 90%에서 2007년에는 135%까지 상승했다. 수입 증가로 2006년에 경상수지 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6%에 이르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런 불균형은 2007년 들어 주택 가격에 발생했던 거품이 꺼지면서 해소되기 시작했고, 2008년에는 금융위기를 겪었다.

미국 금융위기가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2009년 세계경제는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 그러나 중국 경제는 투자 중심으로 9%가 넘는 성장을 했다. 중국 투자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08년 40%에서 2009년에는 45%로 크게 늘었고, 그 이후에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문제는 투자 중심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중국의 부채, 특히 기업부채가 크게 늘었다는 데 있다. 중국 정부와 민간부문의 부채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08년 169%에서 2017년에는 300%를 넘어섰다. 특히 기업부채가 같은 기간 GDP의 92%에서 167%로 늘었다. 중국 기업이 주로 간접금융을 통해 자금을 조달했기 때문에 기업 부실은 곧 은행 부실일 수밖에 없다. 지난 역사를 보면 부채의 급증 다음에는 경제 성장이 둔화되거나 경제위기가 왔었다. 2008년 미국의 금융위기가 과소비에 따른 위기라면 다가올 중국 경제위기는 과투자를 해소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위기일 것이다.
중국은 그동안 제조 혹은 무역 강국을 추구했는데, 그 목표는 이미 달성했다. 이제 중국 정부가 추구하는 것은 금융 나아가서는 군사 강국이다. 현재 금융과 군사 강국은 미국이다. 앨리슨 교수가 지적하는 것처럼 미국과 중국은 투키디데스 함정에 빠진 것이다. 미국이 주요 상품을 중국보다 싸게 생산할 수는 없다. 미국이 중국보다 경쟁력이 크게 앞서는 부문은 금융을 포함한 서비스업이다. 미국은 중국의 금융시장 개방을 강력하게 요구할 것이다. 중국도 위안화 국제화를 포함한 금융 강국을 추구하고 있기 때문에 외환 및 자본시장을 자유화할 수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중국의 금리와 환율이 정상화하고 기업과 은행의 구조조정을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구조조정 때 중국의 각종 자산 가격이 급락할 수 있다. 이 때 우리는 금융을 통해 중국에서 국부를 늘려야 한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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