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한국경제에는 미국의 금리인상, 트럼프 미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등 위험요인이 대기하고 있다"는 일본의 한 증권사 코멘트가 더 와 닿는다. 우리 경제는 겹겹이 둘러싸인 불확실성의 장막중 하나만을 거둬냈을 뿐이라는 얘기다.
'이제는 경제다'라고 외쳐야 하는 더 중요한 이유는 뒷전으로 밀려난 한국경제의 중장기 과제들 때문이다. '이제는 선진국' 대열에 들어갈 정도로 기초체력을 키우고, 그 어떠한 위기도 헤쳐나갈 면역력도 만들어야 한다. '본립도생(本立道生)'이라 하지 않았던가. 기본을 튼튼히 세우면 나아갈 길은 분명 생길 것이다.
먼저 경제적 황무지에서 선진국에 버금가는 번영을 이룬 한국기업인의 DNA를 되살려야 한다. 동네 정미소에서 세계적 자동차회사를 일군 정주영 신화나 국숫집에서 일류 반도체기업으로 성장한 이병철 신화는 이미 옛 이야기가 되는 듯하다. 4차 산업혁명 등 변화의 흐름을 읽고 한 발 앞선 혁신으로 시장을 만들어내는 기업들의 노력이 필요한 때다.
기업에 대한 시각도 보다 따뜻하게 바뀌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일부 기업의 구시대적 관행 때문이겠지만, 어찌보면 '예비 기업인'이라 불릴 수 있는 학생 10명중 9명이 기업에 대한 반감을 갖고 있다는 것은 충격적이다. 아울러 사회의 전반적인 반기업정서에 휩쓸려 기업에 대한 규제입법이 지속되는 것도 한 기업인으로서 안타까움을 더한다.
지난 10일 헌재 재판관들은 "더 이상의 국론 분열과 혼란이 종식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기업, 정부, 정치권, 시민사회 등 이제는 냉정하게 상황을 인식하고 역대급 팀플레이를 펼쳐나갈 때다. 이제는 경제다.
<이동근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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