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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칼럼]재테크를 못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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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진 신영자산운용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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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쭈물 하다 내 이렇게 될 줄 알았어"

영국의 극작가이자 비평가인 ‘버나드 쇼’의 비문이라고 알려진 문구다. 사실 정확한 번역은 "내 오래 살다 보면 죽을 줄 알았어"다. '쇼' 다운 위트가 넘치는 묘비명인데 누군가가 아주 멋진 '오역'을 했다. 새해 벽두에 묘비명 얘기가 생뚱맞다.
그런데 우물쭈물하다 이렇게 될 줄 안 사람이 버나드 쇼뿐만 아니다. 대부분 베이비붐 세대가 같은 신세다. 청년들은 자산을 가장 많이 소유하고 있는 50, 60세대를 부러워하지만 까보면 생각만큼 신수 좋은 사람이 드물다. 출발할 때는 고도성장 사회의 혜택을 보았지만 40대 초반에 외환위기를 겪었다. 그리고 간신히 집 한 칸, 약간의 퇴직금을 챙겼지만 긴 여생을 감당하기는 역부족이다. 웬만큼 모았어도 요즈음 같은 금리로는 거의 최저 생계유지 수준이다. 여기에 자식들 결혼비용 감안하면 남은 집 한 채, 역 모기지 대출만 유일한(?) 구명대이다. 국민연금이 이렇게 고마운 줄 처음 알았다. 그나마 60% 정도는 언감생심 연금혜택이 없다. 이제는 70이 넘어서 '알바'를 해야 하는 노인층이 급증하고 있다.

그러니 20,30대가 위 세대를 부러워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40이상 세대들이 저지른 실수를 피하면 어떤 세대보다도 더 풍요롭고 만족스러운 삶을 살 수 있다. 우물쭈물할 시간이 없다. 우선 퇴직연금을 고정이자 상품이 아니라 리스크가 있더라도 투자상품에 넣어야 한다. 2~3년 정도 손해를 보는 구간이 있을 수 있지만 30~40년을 바라보는 퇴직연금은 충분히 만회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있다. 물론 몇 년 단위로 좋은 상품을 갈아타면서 신중히 관리해야 한다.

둘째 박봉이더라도 그 중 10%는 무조건 주식에 투자해야 한다. 대표적인 회사 한 두 개를 골라 배당을 받고 배당금을 다시 재투자하는 복리 개념으로 접근하면 20~30년 뒤에는 엄청난 결과를 볼 수 있다. 점심값만큼 비싼 커피를 안 마시고 , 승용차를 포기하면 그 순간 수 십 년 뒤 노후 인생의 모습이 확 달라진다. 집을 못사는 대신 차를 사고 해외여행을 선택하는 젊은 세대의 분노를 이해하지만 그래도 노년은 닥쳐오는 법이다. 현명하게도(?) 요즘 청년들은 국가가 노후를 책임지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더더욱 각자도생의 길로 가야 한다.
재테크는 순간적인 욕구만족과 교환관계에 있다. 미국의 유명한 마시멜로 실험이 있었다. 1966년대 시작되어 80년대까지 이어진 장기 심리실험이다. 네 살짜리 아이들에게 마시멜로를 준 다음 15분만 참으면 하나를 더 준다는 인내성 테스트인데 대부분 마시멜로를 받자 말자 먹었고 일부만 참고 기다렸다. 기다린 아이들과 그렇지 않은 아이들의 15년을 추적한 결과, 짐작하겠지만 참을성 있는 아이들 대부분이 학업성취도에서 월등히 앞섰다. 물론 미래의 불확실성 속에서 일단 먹어버리는 것도 나쁘지 않는 선택일 수 있다. 그러나 그래도 세상은 계속되고 나이는 먹는다. 내일을 생각해야 한다.

요즘 장기 복합불황의 그늘이 짙게 드리워지고 정국은 위기의식을 더욱 고조시킨다. 와중에 장기 플랜을 세우고 한두 푼 저축하고 투자를 생각하면 오히려 세상을 따라가지 못하는 우둔하고 요령 없는 사람으로 취급 받는다. 그러나 많은 세월이 흐른 뒤 당신을 지켜 주는 것은 그 무엇도 아닌 당신 주머니 속에 있는 돈뿐이다. 저축과 투자는 빠를수록 효과가 크다.




이상진 신영자산운용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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