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극작가이자 비평가인 ‘버나드 쇼’의 비문이라고 알려진 문구다. 사실 정확한 번역은 "내 오래 살다 보면 죽을 줄 알았어"다. '쇼' 다운 위트가 넘치는 묘비명인데 누군가가 아주 멋진 '오역'을 했다. 새해 벽두에 묘비명 얘기가 생뚱맞다.
그러니 20,30대가 위 세대를 부러워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40이상 세대들이 저지른 실수를 피하면 어떤 세대보다도 더 풍요롭고 만족스러운 삶을 살 수 있다. 우물쭈물할 시간이 없다. 우선 퇴직연금을 고정이자 상품이 아니라 리스크가 있더라도 투자상품에 넣어야 한다. 2~3년 정도 손해를 보는 구간이 있을 수 있지만 30~40년을 바라보는 퇴직연금은 충분히 만회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있다. 물론 몇 년 단위로 좋은 상품을 갈아타면서 신중히 관리해야 한다.
둘째 박봉이더라도 그 중 10%는 무조건 주식에 투자해야 한다. 대표적인 회사 한 두 개를 골라 배당을 받고 배당금을 다시 재투자하는 복리 개념으로 접근하면 20~30년 뒤에는 엄청난 결과를 볼 수 있다. 점심값만큼 비싼 커피를 안 마시고 , 승용차를 포기하면 그 순간 수 십 년 뒤 노후 인생의 모습이 확 달라진다. 집을 못사는 대신 차를 사고 해외여행을 선택하는 젊은 세대의 분노를 이해하지만 그래도 노년은 닥쳐오는 법이다. 현명하게도(?) 요즘 청년들은 국가가 노후를 책임지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더더욱 각자도생의 길로 가야 한다.
요즘 장기 복합불황의 그늘이 짙게 드리워지고 정국은 위기의식을 더욱 고조시킨다. 와중에 장기 플랜을 세우고 한두 푼 저축하고 투자를 생각하면 오히려 세상을 따라가지 못하는 우둔하고 요령 없는 사람으로 취급 받는다. 그러나 많은 세월이 흐른 뒤 당신을 지켜 주는 것은 그 무엇도 아닌 당신 주머니 속에 있는 돈뿐이다. 저축과 투자는 빠를수록 효과가 크다.
이상진 신영자산운용 사장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