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 변화는 잠재됐던 의지가 무르익고 차올라야 눈에 보인다. 중용(中庸) 23장은 이렇게 가르친다. 작은 일도 무시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작은 일에 최선을 다하면 정성스럽게 된다. 정성스럽게 되면 겉으로 드러나고 밝아진다. 밝아지면 남을 감동시키고 남을 감동시키면 변하고 생육된다. 이에 오직 세상에서 지극히 정성을 다하는 사람만이 나와 세상을 변하게 할 수 있다.
약 30년 전. 재건과 재편, 개방을 의미하는 '페데스트로이카 글라스노스트'를 추진한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은 1985년 공산당 서기장으로서 냉전의 상징이었던 '브레즈네프 독트린'을 공식 폐기했다. 이후 4년 만인 1989년 몰타 해역에서 조지 H W 부시 미국 대통령과의 선상(막심 고리키號) 만남은 서슬 퍼런 냉전을 종식하는 전환점이 됐다. 궁극적으로 이 결단과 만남으로 세계는 평화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배척보다는 공존을, 전쟁보다는 평화를 원하는 더욱 많은 이들의 바람이 한반도에 녹아들고 있다. 갈 길이 멀고 녹록지 않으리라는 점은 전문가가 아니어도 잘 알고 있다. 누군가 말했듯 살얼음판을 걷는 것처럼 조심스러우며 때로는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는 점도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더 나은 가치를 좇는 노력을 멈추지 않아야 한다는 것도. 그것이 오래전에는 한 지도자가 공동체를 위해 결단해야 하는 외로운 정치적 행위였다면, 이제는 여럿이 함께하기에 가능성과 기대가 크다.
"북ㆍ미 정상이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에서 악수하는 장면에서 눈물이 났어요. 이걸 본 6살 아들이 물었어요. 왜 우냐고. 그 장면을 나란히 앉아서 몇 번이고 봤어요. 그리고 어떤 상황인지 알 리 없는 아들을 오랜만에 꼭 안아줬어요." 지인은 세기의 만남이 있었던 그 순간을 이렇게 전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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