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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여담] 네거티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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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류정민 차장] 선거에서 '네거티브'는 효과 빠른 전략이다. 즉각적인 반응과 반사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 불리한 선거판을 단숨에 역전시킬 수도 있다. 자극적인 소재일수록 파괴력은 강도를 더한다.

의혹을 뒷받침할 근거가 부족해도 상관없다. 논란을 일으키면 이미 절반의 성공이다. 상대는 네거티브 늪에서 허우적거리다 선거일정을 끝낼 수도 있다. 뒤늦게 억울함이 해소되는 경우도 있지만, 그때는 이미 당락이 결정된 뒤일 뿐이다.
선거 때마다 반복되는 네거티브의 단골 소재는 후보자와 그의 가족을 둘러싼 의혹이다. 병역 문제, 재산(납세)문제, 불륜 의혹, 자식 논란 등이 대표적이다. 이번 대선에서도 주요 후보자 아들, 딸을 둘러싼 의혹이 초점으로 떠올랐다.

네거티브의 특징은 상대가 해명할수록 더욱더 늪에 빠져든다는 점이다. 억울하다고 적극적으로 반박하면 논란만 더 커지고, 상대의 추가 공격에 다시 대응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세계적인 석학인 조지 레이코프는 자신의 저서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를 통해 상대의 프레임에 빠지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렇다면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것일까. 이럴 때 등장하는 것이 이른바 '맞불 작전'이다. 함께 진흙탕에 뛰어들어 뒹굴겠다는 심산으로 똑같이 네거티브에 나서는 방법이다.
심지어 상대의 네거티브 공세를 사전에 차단하고자 먼저 원투 스트레이트 펀치를 날리기도 한다. 억울하게 당하느니 선제공격을 통해 상대를 혼란에 빠뜨리는 게 낫다는 판단이 담겨 있다. 후보자 검증 차원에서 네거티브가 필요할 때도 있다. 하지만 선거의 특성을 고려하면 생각이 달라질 수 있다.

선거는 전쟁이다. 자비란 없다. 한 번 폭로전에 불이 붙으면 쉽게 꺼지지 않는다. 이번 대선에서도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흑색선전과 가짜뉴스가 기승을 부렸다. 선거는 혼탁해졌고, 시궁창 싸움으로 이어졌다. 대선에서 승자와 패자가 가려진 지 일주일이 됐다.

'승리 지상주의'에 매몰돼 저질공세의 선봉에 섰던 이들의 얼굴은 어느새 인자하게 변했다. 너도나도 상생과 탕평, 대통합을 말하고 있다. 얼마 전까지 상대를 향해 저주에 가까운 발언을 쏟아냈다는 사실을 국민이 잊었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선거 과정에서의 허물은 적당히 봐주는 게 미덕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하는 모습이다. 흑색선전과 가짜뉴스로 재미를 본 세력(사람)이 있다면 합당한 책임을 지는 게 당연한 세상, 그것이야말로 이번 대선에 담긴 시대정신 아닐까.




류정민 산업부 차장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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