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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새해엔 '포지티브섬 전략'이다

최종수정 2018.01.03 10:57 기사입력 2018.01.03 10:57

공병호 공병호경영연구소 소장

중국에서도 거대기업을 향한 곱지 않은 말들이 있었다. 몇 해 전까지만 하더라도 중국의 인터넷 거대기업에 해당하는 BAT(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에 대한 비판의 소리가 높았다. 비판의 요지는 세 회사가 기회를 모두 다 가져가 버렸기 때문에 더 이상 무슨 기회가 있겠는가라는 불만이었다. 알리바바닷컴 창업자 마윈은 2015년 10월 항저우에서 열린 중소기업인 모임에서 주목할 만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나는 마을의 지주를 죽인다고 해서 농민이 잘 살게 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큰 산 세 개가 잘 서 있어야 다른 일곱 개 산이 잘 서 있을 수 있듯이, BAT가 계속 발전해야 여러분도 이길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가볍게 받아들일 수 있는 이야기이지만 여기에는 깊은 뜻이 포함돼 있다. 마윈 철학의 중심은 '제로섬'이 아니라 '포지티브섬'임을 분명히 밝히는 말이다. 한 걸음 나아가 '포지티브섬'으로 봐야 모두가 발전할 수 있음을 권면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어느 사회든 어느 시대든 시장경제를 채택하다 보면 격차가 생겨난다. 그런 격차를 줄일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은 선순환 구조를 통해서 부(富)를 키워나간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다수를 차지해야 한다. 격차가 생겨나면 언제 어디서나 질투나 시기심과 같은 감정들이 여기저기 표출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이런 감정들을 순화시키는 방법은 정해진 파이를 나눠 갖는 쪽으로 시각을 갖고 이에 합당한 정책과 제도를 정비할 수 있다. 또 다른 방법은 파이를 키워가는 시각을 갖고 이를 뒷받침하는 정책을 선택할 수 있다. 번영하기를 원하는 공동체라면 최대한 '포지티브섬'을 향한 전진을 계속해야 한다.

 

사실 세상 변화를 있는 그대로 직시하면 전쟁터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다. 포성이 들리지 않은 뿐 순간순간이 격렬한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혹자는 '밥그릇 싸움'이란 용어에 손사래를 칠 수도 있지만 국가 간, 기업 간 경쟁도 이와 유사한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일단 특정 국가의 산업들이 경쟁력을 잃고 나면 수십만 명의 일자리가 날아가고 그런 일자리는 고스란히 경제전쟁에서 승리한 나라로 이전되게 된다. 최근 들어 한국 경제에 큰 수익원 가운데 하나였던 디스플레이 산업의 경쟁력에 대한 경보음이 크게 울리고 있다. 중국 LCD업체들이 대규모 저가 공세를 퍼부으면서, 지난해 6월 55인치 패널의 단가는 221달러였지만 12월에는 185달러, 그리고 오는 3월에는 181달러까지 떨어질 전망이라 한다. 중국과 일본 업체들이 최신 설비를 증설하면서 한국의 기술적 우위가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언론이 이를 본격적으로 보도하기 훨씬 이전부터 이미 디스플레이 업계 현장에서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었다.

 

디스플레이 업계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1970년대 씨앗을 뿌렸던 조선, 자동차, 반도체 등 거의 전 분야에서 간발의 차이로 한국과 중국 그리고 일본은 치열한 경합을 벌리고 있다. 나라 안을 기준으로 규모가 좀 크고 작고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대기업은 대기업대로, 중소기업은 중소기업대로 마치 살얼음판을 걷듯이 위태위태한 상황 속을 헤쳐 나가고 있는 형국이다. 한국이란 공동체가 이 험한 경제전쟁터에서 승리하는 길은 모든 경제주체들의 에너지와 관심이 더 건설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곳을 향하는 것이다. 시대 변화를 좀 더 솔직하게 받아들이고 그것에 맞춰서 제도와 정책 그리고 의식의 개혁에 나서야 한다. 새해에는 한국인의 에너지가 더욱 더 건설적인 방향으로 분출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공병호 공병호경영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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