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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장칼럼]은발(Silver)의 숙명, 팀워크를 다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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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최근 아내와 함께 '아토믹 블론드'라는 영화를 관람했다. '핵무기급 금발 미인' 여자 첩보원이 냉전 종식의 상징인 1989년 베를린 장벽 붕괴 시기의 유럽을 배경으로 활약하는 액션 영화다.

영화를 보는 내내 나와 아내는 여주인공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 그러나 블록버스터 영화가 늘 그렇듯 '센 언니' 캐릭터의 상업성이 가진 한계도 드러났다. 특히 아내는 능력보다 외모로 여성 리더들을 가십성으로 다루는 대중매체에 대한 페미니즘적 비판에 목소리를 높였다. 결국 가벼운 극장 나들이는 자못 심각한 대화로 마무리 됐다.
12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국민의당 김중로 의원이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은발 헤어스타일을 거론해 논란을 빚었다. 김 의원은 "하얀 머리가 멋있다"면서 "외교가 그렇게 잘 돼야죠"라고 말한 것이다. 김 의원의 발언 직후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결국 김 의원은 당사자인 강 장관에게 사과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맥락도 없고 불필요한 발언으로 시간만 허비한 해프닝을 보면서 영화 '아토믹 블론드'가 떠올랐다. 강 장관의 헤어스타일 인기는 야당 의원이 국회 대정부 질문 석상에서 공개 고백할 정도니 '아토믹 블론드'와 어깨를 나란히 할 '아토믹 실버(silver)'라 할 만하다.

그러나 취임 초기부터 쏟아져 나온 강 장관을 둘러싼 흥미위주의 보도들이나 이번 해프닝을 보면 씁쓸함을 감출 수 없다. 정책을 수행하는 고위 공직자의 업무적 능력보다 '여성'에 방점이 찍혀 평가되는 구태적 시각이 여전했기 때문이다.
물론 강 장관 개인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높은 만큼 실망감이 크다는 평가도 나온다. 취임 후 외교부 혁신을 천명했지만 변화가 늦어지면서 장관의 조직 장악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강 장관이 일각의 부정적인 시각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문재인 정부의 개혁인사 아이콘에만 머무르지 않아야 한다. 북핵 이슈,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등 긴박한 외교 과제들이 산적한 상황에서 외교 당국의 행보 하나 하나가 관심의 촛점이 되는 탓이다.

영화라면 주인공 한 두 명의 독보적 활약으로 해피엔딩이 되겠지만 현실에서는 혼자 모든 것을 이뤄낼 수 없다. '아토믹 실버(silver)'는 영화 속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외교부의 강력한 팀워크가 필수적으로 발휘돼야 할 시점이다. 외교 당국은 장관 주도 하에 당초 목표한 바대로 조직을 혁신하고, 이 혁신된 조직의 팀워크를 통해 난제를 돌파해 나가야 한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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