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 측면에서 미국과 중국은 상호 보완관계를 유지했다. 1990년대 중반 이후 정보통신혁명으로 경제 각 분야에서 생산성이 향상되면서 미국 경제는 고성장과 저물가를 동시에 달성했다. 이를 '신경제' 혹은 '골디락스 경제'라 부르면서 미국 소비자들은 지출을 크게 늘렸다. 이때 중국은 저임금을 바탕으로 상품을 싸게 만들어 미국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었다. 중국은 대미 수출로 벌어들인 돈으로 미 국채를 사주었다. 미국 소비자 입장에서는 중국이 생활에 필요한 각종 제품을 싸게 공급해서, 국채 매입으로 금리가 낮아지고 집값이 올라서 좋았다. 물론 중국 생산자들은 수출로 돈을 벌 수 있어서 미국의 신경제를 같이 즐길 수 있었다.
미국 금융위기가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2009년 세계경제는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 그러나 중국 경제는 투자 중심으로 9%가 넘는 성장을 했다. 중국 투자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08년 40%에서 2009년에는 45%로 크게 늘었고, 그 이후에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문제는 투자 중심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중국의 부채, 특히 기업부채가 크게 늘었다는 데 있다. 중국 정부와 민간부문의 부채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08년 169%에서 2017년에는 300%를 넘어섰다. 특히 기업부채가 같은 기간 GDP의 92%에서 167%로 늘었다. 중국 기업이 주로 간접금융을 통해 자금을 조달했기 때문에 기업 부실은 곧 은행 부실일 수밖에 없다. 지난 역사를 보면 부채의 급증 다음에는 경제 성장이 둔화되거나 경제위기가 왔었다. 2008년 미국의 금융위기가 과소비에 따른 위기라면 다가올 중국 경제위기는 과투자를 해소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위기일 것이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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