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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중국 광군제 흥행돌풍의 경고

최종수정 2017.11.27 10:36 기사입력 2017.11.27 10:35

공병호 공병호경영연구소 소장
중국의 알리바바닷컴이 주도하는 광군제 행사가 얼마 전에 있었다. 하루 만에 28조원을 팔아치운 이 사건을 조금 더 깊숙이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개인적인 체험에서 생각해 보는 몇 가지 점들은 우리 한국인들에게 경고와 교훈을 주기에 충분하다.

일단 중국의 알리바바닷컴이 전 세계인들을 겨냥해서 운영해고 있는 '알리익스프레스'를 방문하는 사람이라면 놀라는 것이 있다. 그것은 쉬운 결제 시스템이다. 손쉽게 사이트를 방문해서 편안하게 쇼핑을 즐기도록 만들어져 있다. 어떤 사업이든 거래가 손쉽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조치하는 일이 꼭 필요하다. 이런 점에서 '알리익스프레스'는 분명한 메시지를 제공한다. "거래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결제 시스템은 편하게 만들어야 한다." 자연스럽게 한국과 중국의 카드 결제 시스템을 비교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은 여러 절차를 거쳐야 한다. 공인인증서를 넣고 빼고 하는 복잡한 과정을 거치면서 엄청난 불편함을 겪는다.

거래 관련 제도는 한 나라의 시스템을 구성하고 있는 부분이다. 나라의 일을 하는 사람들만이 바꿀 수 있는 제도다. 알리바바닷컴이 손쉬운 결제 제도를 운용할 수 있다면 기술적으로 우리도 얼마든지 그런 제도를 도입할 수 있을 것이다. 아마도 규제와 이익단체의 이해와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다른 하나는 가격이다. 물론 시장 규모가 우리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큰 나라라는 점과 인건비가 싸기 때문에 저렴한 가격에 물건을 공급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작은 책받침대가 하나에 25센트에 팔리고 있었다. 상대적으로 잘 사는 나라가 더 비싸게 물건이나 서비스를 판매할 수밖에 없다는 것은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한 사회가 지속적으로 생산이든 생활이든 소요되는 각종 비용을 낮춤으로써 비용이 능력을 벗어나는 범위까지 인상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점이다. 여기서 자연스럽게 기업들도 치열하게 경쟁하지만 국가도 각종 생산요소 가격을 둘러싸고 '체제 간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자국 중심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은 예사롭게 생산요소 가격을 급속히 올리는 일에 별다른 고민이 없다. 그러나 우리만 사는 세상이 아니라는 점을 깊이 명심해야 한다.

우리가 직시해야 하는 사실은 세상이 정말 빠른 속도로 바뀌고 있다는 점이다. 특별한 할인 행사기간이긴 하지만 책받침대 두 개가 50센트다. 우리 돈으로 550원에 해당한다. 11일 주문에 들어가고, 12일 중국 광주를 떠나서 중국항공편으로 19일에 한국 땅에 도착하고 21일 서울 집으로 배달되었다. '결제되었습니다.' '출하되었습니다.' '한국 도착했습니다.' '집으로 배달되었습니다.' '배달확인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런 메시지가 연신 도착하는 것을 보면서 '거래 시스템이 아주 잘 만들어져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참고로 배송요금은 공짜다. 요컨대 작은 공산품이라면 별다른 부담 없이 중국사이트에서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저렴한 가격에 물건을 살 수 있는 시대가 됐다.
우리 사회가 자국 중심으로 계속해서 사고하고 행동하는 한 앞으로 당면하게 될 상황은 정말 어려워질 것 같다. 세상은 정말 판이 뒤엎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급속한 변혁의 와중으로 휩쓸려 들어가고 있다. 광군제 행사에서 필자가 얻은 교훈은 간단하다. "한국인들이여, 정신 차리고 당신들의 생계가 달린 체제를 저비용 고효율 체제로 혁신하는 데 최선을 다하라. 그렇지 않으면 엄혹한 고생길로 들어서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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