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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칼럼]가상현실(VR) 산업의 발전을 위한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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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학 서강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

김연학 서강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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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오, 너무나 현실 같은 꿈을 꾸어본 적이 있나? 만약 그 꿈에서 깨어나지 못한다면 꿈 속의 세계와 현실의 세계를 어떻게 구분하겠나?(영화 '매트릭스'에서 모피어스가 네오에게)" "우리는 시뮬레이션(세상) 속에서 살고 있으며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가 현실일 가능성은 수십억분의 일에 불과하다(테슬라 CEO 엘론 머스크)".

매트릭스와 머스크가 말하는 가상현실(VR, Virtual Reality)은 현실과 대체되거나 현실과 구분할 수 없는 너무나 사실적인 세계다. 이처럼 실제 세상과 구분이 안되는 완전몰입형 VR의 구현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며 지금의 VR기술은 기존의 인터페이스 장치들을 활용해 우리가 가상현실임을 인식하고 있는 제한적 몰입형 VR구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 1968년 미국유타대학에서 최초 개발된 VR기술은 미국항공우주국(NASA)에서 아폴로 계획을 진행하면서 본격적으로 개발되기 시작했다. 이후 모의비행, 모의군사작전, 모의소방구조 등 실제환경에서 하기 힘든 상황을 시뮬레이션해 연습하는데 주로 사용되다 기술이 발달하면서 대중화돼 게임과 오락에 사용됐으며 4차산업혁명시대를 맞아 AI기술 등과 결합, 의료나 교육, 다양한 훈련 등에 확대 적용되고 있다.
애플, 구글, 페이스븍, 마이크로소프트, 삼성전자 등의 IT기업들은 VR산업의 주도권 선점을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요즘 VR업계에서 가장 핫한 기업은 이들 대기업이 아니라 매직리프(Magic Leap)라는 벤처기업이다. 매직리프는 디지털세계와 물리적인 세상을 융합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는 기업으로 현실공간에서 가상이미지를 융합하는 이른바 혼합현실(MR, Mixed Reality)기술 선도자로 각광받고 있다. 특수안경이나 카드보드 없이 작은 로봇이 사무실 책상 아래서 춤을 추는 모습, 고래가 농구장에서 점프를 하는 모습을 마치 실제인 것처럼 보여준다.

VR의 산업화에도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우선 표준화가 부재하다. 다양한 기술방식으로 인한 시스템간 호환성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4G부터는 LTE로 기술방식을 통일해서 글로벌 통신을 용이하게 하고 있는 통신사업자들과는 달리 글로벌 VR기업들의 경우 시장주도권 확보를 위해 독자적인 VR표준을 쓰고 있는데 구동방식은 비슷하지만 세부적인 기술은 달라 호환성 확보가 어렵고 그 때문에 여러 기술방식에 맞춰 별도로 콘텐츠를 개발해야 하는 콘텐츠 업체들의 부담이 큰 편이다. 선도적 사업자들간의 협의를 통해 빠른 시일내에 VR기술의 표준화를 만들어야 불필요한 투자를 줄이고 전체 시장 파이를 키울 수가 있을 것이다.

둘째는 기기사용의 문제다. 2010년대 초반 한 때 '아바타'가 흥행하면서 한동안 세계적으로 3DTV 열풍이 불었다. 삼성, LG 등 TV 제조사들은 3DTV를 차세대 유망상품으로 개발해 열심히 광고했다. 그러나 지금 상황은 어떤가? 시장 안착에 성공한 HDTV와는 달리 3DTV는 찬밥신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3DTV가 시장안착에 실패한 그 이유로는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점, 별도의 안경을 써야 한다는 점, 시청시 어지럼증 등 불편함이 꼽히고 있다. 기기 시장이 꽃을 피우지 못하니 콘텐츠 부족이라는 악순환이 뒤따른다. 그런데 이러한 3DTV의 문제점이 VR산업에서도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현재 VR기기 가격은 많이 내렸지만 VR헤드셋을 써야한다는 불편함과 사용시 어지럼증 등은 여전히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따라서 사용하기 간편한 헤드셋, 특수안경 등의 개발, 혹은 매직리프처럼 아예 별도의 장비가 필요없는 기술의 개발 등이 필요하다.
VR이 단기간에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수 있을까? 대답은 아마도 '노'일 것이다. 필자는 최소한 5년 이상의 장기투자와 시장 개발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우리나라에 불고 있는 VR열풍은 기대보다는 우려를 낳게 한다. VR산업이 꽃을 피워 미래 먹거리로 부상하려면 단기적인 성과 창출에 매달리기보다는 지속적인 관심, 꾸준한 연구개발과 투자, 그리고 콘텐츠 개발과 지속적인 관련 생태계 조성의 노력이 무엇보다 필요하기 때문이다.

김연학 서강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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