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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칼럼]평창올림픽, 평화올림픽 되려면

최종수정 2017.11.16 12:40 기사입력 2017.11.16 12:40

김은별 아시아경제 뉴욕 특파원

[아시아경제 뉴욕 김은별 특파원] 세계 최대 검색엔진 구글에 '평창(PyeongChang)'을 검색해봤다. '평창 2018', '평창 지도(map)', '동계올림픽(winterolympics)', '평창 티켓', '평창 호텔'……. 일반적으로 동계올림픽을 검색했을 때 사람들이 궁금해 할 법한 연관검색어들이 줄줄이 이어 나왔다. 그러나 딱 하나 다른 점이 있다. 바로 연관검색어에 '북한', 'North Korea'가 꼭 따라붙는다는 점이다.

미국 언론을 비롯한 세계 언론들의 관심도 여기에 쏠려 있다. '남북한 군사분계선에서 불과 80㎞밖에 떨어지지 않은 평창이 과연 안전한가'라는 의문을 수없이 제기한다. 15일(현지시간) 뉴욕 코리아소사이어티에서 열린 평창올림픽 행사에서도 관련된 질문이 쏟아졌다. 북한 문제에 대한 질문이 쏟아지며 행사는 30분이나 지연되기도 했다. 혹여나 국지전이 벌어질 경우 북한에서 미사일 사정거리에 충분히 속하는 것 아니냐는 등 꽤 노골적인 질문들도 오갔다.

이쯤 되면 두 번의 실패 끝에 겨우 따낸 평창올림픽의 상황이 꽤 열악해 보인다. 특정 게임이나 선수에 집중되지 않고, '안전'에 이슈가 온통 쏠리고 있어서다. 그러나 올림픽 자체만으로 보면 그렇지는 않다. 참가국, 메달 수, 참가선수단 규모 면에서 동계올림픽 역사상 최대 규모다. 세계 정상급들도 31개국에서 이미 참석하겠다고 통보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 문제로부터 자유롭지 않은 평창올림픽의 상황이 안타깝다. 평창올림픽 홍보를 위해 뉴욕을 찾은 도종환 문화체육부장관의 "우리가 짊어지고 가야 할 몫"이라는 말이 무겁게 다가오는 이유다. 오죽하면 해외에서 'Pyeongchang'과 'Pyeongyang'이 다른 곳 맞느냐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왔을까 싶다.

우리 측 정부 관계자들은 해외를 바쁘게 오가며 외신들이 긍정적인 보도를 낼 수 있도록 공을 들이고 있다. 미 뉴욕에서만 열린 행사도 여러 가지다. 올해 4월, 현지 여행사들과 티켓 판매대행사들을 초청해 연 '평창동계올림픽 미주 홍보설명회'를 시작으로, 평창올림픽 홍보를 위한 템플스테이 행사, 미국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의 홍보 행사, 타임스퀘어 광고 등 다양하다. 심지어 테러가 벌어진 직후인 지난 1일에도 해외 주재관들은 평창 알리기에 애를 쓰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주재관들을 만나보면, 평화올림픽을 만들어야 한다는 굳은 다짐 뒷편에 있는 약간의 무력감을 느낄 수 있다. 희망하고 염원할 뿐, 능동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긴 어렵다는 무력감이다. 유엔에서 휴전결의안을 채택했고, 북한의 참여를 마지막까지 기다리고는 있지만 더 이상 적극적으로 나서기 어렵다는 것. 올림픽 관련 협상채널도 직접 가동하지 못하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를 통해 의사를 전달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국이 능동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 일이 없는 상황이 안타깝지만, 그나마 다행인 것은 더 이상 한반도 상황이 악화되는 흐름이 만들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아시아 순방을 마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순방 결과를 발표했지만, 예상과 달리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진 않았다. 한반도에 미묘한 정세 변화가 감지되는 가운데 북한을 자극하진 않아야 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면서도 강경 발언은 자제한 것이다.

전문가들의 우려를 반영한 트럼프 대통령의 성명은 다행스럽다. 사실상 북핵 사태의 열쇠를 쥔 미국이 현명한 선택을 지속하길 바란다. 평화 올림픽을 만들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인 우리 정부 대표단의 노력이 무색해지지 않도록 말이다.


뉴욕 김은별 특파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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