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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칼럼]혁신성장의 선행조건, 규제개혁시스템 혁신

최종수정 2017.10.24 11:12 기사입력 2017.10.24 11:12

이민형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소득주도 성장에 가려져 있던 혁신성장이 경제정책의 한 축으로 떠올랐다. 혁신성장은 혁신생태계의 건전성과 유연성을 발판으로 창의성과 도전성이 넘치는 환경 속에서 이뤄진다. 만일 시장의 혁신활동이 규제로 묶여 있다면 혁신성장은 어려워진다.

최근 혁신환경은 4차 산업혁명이라는 급격한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과거 기술 장벽을 뛰어넘는 새로운 기술, 혁신적 개념을 적용한 제품과 서비스가 글로벌 시장에 속속 등장하고 있다. 기존 산업 간 융합도 활발해, 시장의 구조가 빠르게 변화하는 상황이다. 선진국은 기존 주력시장 경쟁력을 지키면서 혁신 제품과 서비스를 통해 신시장 주도권 선점을 위해 규제 완화를 중요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최근 규제개혁을 현안과제로 강조하고 있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우리나라 규제개혁 제도는 90년대 후반 도입돼 발전해 왔다. 규제 개선은 정부의 단골 정책과제지만 최근에서야 활발해지기 시작한 모습이다. 규제심사위원회를 운영하고 있으며 규제영향평가, 규제일몰제 등도 도입했다. 새 정부는 더욱 전향적 자세로 접근해, 규제개혁 기본방향을 포괄적 네거티브 규제로 전환하고 신기술과 신사업에 대해서는 아이들이 자유롭게 노는 '모래놀이터'와 같은 '규제 샌드박스'를 도입하겠다고 했다.

규제개혁을 위한 정부의 강한 의지를 고려해보면 일단 변화에 대한 기대가 크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규제개혁 성과가 제대로 나타날 수 있을 것인지 우려도 적지 않다. 과거 정부에서도 규제완화를 주요 정책으로 내세우고 추진했음에도 현장에서 느끼는 개혁 체감도는 낮았기 때문이다.

핵심적인 규제 또는 덩어리 규제를 개선하지 못하거나 시장 생태계의 규제환경이 전반적으로 개선되지 못한다면 개혁성과나 변화를 체감하기 어렵다. 실질적인 규제개혁 성과를 창출하려면 과거와 같은 개별 이슈나 과제 차원을 넘어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선 제도적 측면에서 규제개혁 건수의 확대보다는 실질적인 성과창출 중심으로 운영되도록 개선해야 한다. 아직은 형식적 수준에 머무는 규제영향평가의 실효성도 높여야 한다. 요즘 등장하는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규제의 탄력적 적용뿐 아니라, 기존 주요 서비스 분야에서 낡은 규제 개선을 위한 체계적인 접근도 요구된다. 최근 우리나라 규제개혁시스템을 평가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보고서에서 지적된 것처럼 전체 법률안의 90%에 달하는 의원 입법안에 대한 규제심사 미비 사항도 제도적으로 보완해야 할 것이다.

분야별 규제 차이도 고려해야 한다. 환경ㆍ안전ㆍ보건과 같이 국민 생명과 관련된 분야는 적정 규제, 합리적 규제를 위한 노력이 특히 중요하기 때문이다. 합리적 규제기준 마련을 위한 규제과학 분야의 발전도 필요하며, 민감한 이슈에 대한 갈등 해결을 위해 사회적 갈등조정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나아가 산업별 생태계 특성과 규제 수준을 종합적으로 분석평가하고 그 결과를 정책설계 과정에 반영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규제는 혁신에 장애가 된다. 하지만 위해성 규제와 같은 중요한 규제는 새로운 혁신의 동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규제와 혁신의 관계는 분야에 따라 다르고 규제기준의 엄격성에도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으며, 있어야 마땅하다. 혁신성장을 위한 규제개혁 성과가 전반적으로 창출되려면 제도적 보완뿐 아니라 분야별 차이를 고려한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 아울러 규제 인프라도 개선해야 한다.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이민형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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