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국제정치와 과도한 스포츠 마케팅에 물들어 보통 스포츠 정신을 찾기 힘들다는 근대올림픽에 비해 고대 그리스 올림픽에 대한 이미지는 순수한 편이다. 고대 올림피아 제전은 그리스 전역에서 전쟁을 멈추고, 신 앞에서 모든 그리스가 화합하는 것을 목적으로 했다는 점에서 다른 문명지역에서 보기 드문 경기였음은 확실하다.
고대 그리스와 페르시아 간 벌어진 전쟁의 영웅이자 살라미스해전을 승리로 이끈 테미스토클레스(Themistocles)가 기원전 480년, 올림피아 축전에 나가 연설을 한 것도 우연이 아니다. 기원전 472년 올림피아 제전에서는 그리스 도시국가 중 하나인 아르고스에서 아예 국가소유 말을 전차경기에 출전시켜 우승을 하기도 했으며, 이후 그리스가 통일된 기원전 324년, 알렉산더 대왕시기에는 알렉산더가 직접 올림피아에 나와 포고령을 내리는 등 정치적으로 많이 이용됐다.
그리스가 로마제국에 편입된 이후에도 마찬가지였다. 로마제국 시대 올림픽은 로마 특유의 잔혹한 검투경기 문화와 만나면서 더욱 거칠어지고 유희적인 경기로 변질되기 시작했다. 레슬링이나 복싱 경기의 승자를 놓고 뇌물과 반칙이 쓰였고, 각종 선전과 도박이 판을 쳤다. 네로황제의 경우에는 막대한 뇌물로 자신이 승리자가 되는 것을 대중들에게 보여주면서 정치적으로 이용하기도 했다.
결국 크리스트교가 국교로 제정된 이후인 서기 393년, 로마황제 테오도시우스1세의 명으로 '이교도 제전'을 금지시킨다는 명분으로 폐지됐다. 명분은 그러했지만, 실상 로마제정 말기로 갈수록 올림픽이 그만큼 사회적으로나 정치적으로 물의를 많이 일으켰었다는 의미기도 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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