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실명 1위 질환 황반변성 급증"…고령화·식습관 탓

건양의대 김안과 망막병원 개원 10주년…2009년~2017년 환자 34만여명 임상데이터 분석

[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 지난 10년 동안 가장 많이 늘어난 한국인의 망막질환은 황반변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건양의대 김안과병원 망막병원은 8일 개원 10주년을 맞아 서울 더 플라자 호텔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2009년부터 2017년까지 망막병원을 찾은 34만6206명의 임상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이 나왔다고 밝혔다.

조사기간 동안 김안과병원을 찾은 망막질환 환자는 약 69% 증가했으며, 이중 가장 많이 발생한 질환은 당뇨망막병증(7만9443명)으로 집계됐다. 2위는 황반변성(4만1026명), 3위는 망막혈관폐쇄(2만6070명) 순으로 나타났다.

당뇨망막병증은 당뇨로 인한 망막혈관의 변화가 원인이며, 시력저하를 초래한다. 황반변성은 고령화나 유전적 요인, 흡연, 서구화된 식습관, 염증 등의 환경적 요인이 원인이다. 망막혈관폐쇄는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뇌혈관 및 심혈관 질환과 같은 다양한 전신질환과 연관성을 갖는다.

병원에 따르면 같은 기간 황반변성 환자는 89%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서도 지난해 황반변성 환자는 2010년보다 129%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빈도 질환 2위이기도 한 황반변성은 70대 이상에서 실명 1위 질환으로 꼽힌다. 반면 당뇨망막병증은 다빈도 질환 1위이기는 하지만 언론의 지속적인 보도와 건강검진 확산으로 조기검진이 늘어나면서 과거처럼 심각한 말기 상태로 병원을 찾는 환자는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김종우 김안과 망막병원 원장은 “지난 10년간 망막질환 변화 추이를 살펴보면 앞으로 걱정되는 망막질환은 황반변성”이라며 "고령화, 고지방·고열량의 서구화된 식습관 등으로 황반변성 환자는 증가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안과 망막병원은 국내 최초·유일 망막병원으로 1986년 망막과를 개설한 뒤 1998년 망막병원의 전신인 망막센터를 열었다. 2008년 망막병원을 개원해 올해로 10주년을 맞았다. 이 병원에는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129만4000여명의 외래환자가 찾았으며, 현재 국내 의료기관 중 가장 많은 19명의 망막 전문의를 갖추고 있다. 한편 김안과병원은 1962년 개원해 현재 국내 최다인 51명의 안과전문의가 진료에 임하고 있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