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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춰지는 비핵화시계 上]北美 이벤트 잇단 연기…韓 창의적 전략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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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춰지는 비핵화시계 上]北美 이벤트 잇단 연기…韓 창의적 전략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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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노태영 기자]올해 초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발화된 정부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는 세 번의 남북 정상회담과 첫 북미 정상회담을 거치면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하지만 북한의 비핵화 해법을 놓고 한미 간 이견이 커지면서 2차 북미 정상 회담과 연내 종전 선언 등 주요 이벤트들이 잇따라 미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우리 정부가 빠른 결과물 도출에 조급해하기보다 관련국들을 설득해 이끌어갈 수 있는 '창의적 외교 전략'을 세울 때라고 조언했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24일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북미 간 조율이 안 되고 있다. 실질적인 협상의 '치프'(대표)인 스티브 비건 미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안 움직이고 있는데 물밑에서 무엇을 하고 있다는 건 말이 안 되는 것"이라며 "지금 미국은 급하게 (북미) 정상회담을 할 필요가 없는 상황이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중간선거 때문에 유세하느라 정신없다. 이후 의회 구성하고 의회와의 관계 정립 등 연말까지 정신이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 부원장은 우리 정부의 성급함을 지적했다. 그는 "우리 정부가 연내에 종전선언을 했으면 좋겠으니 밀어붙였는데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며 "우리의 (비핵화) 캘린더(시간표)에 맞추는 걸 너무 강조하다보니 엇박자가 났다. 기대를 너무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 내 제대로 된) 미국 전문가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다음 달 6일(현지시간)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다. 연내 개최 기대를 모았던 2차 북미 정상회담은 결국 내년 초로 미뤄지는 모양새다.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 22일(현지시간)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두 번째 정상회담에 대해 "새해 1월1일 이후 다시 만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미 엇박자' 움직임에 대한 현실론도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기본적으로 미국보다는 (같은 민족인) 우리가 북한을 더 잘 이해한다. 인식의 차이도 분명 존재한다"며 "북한이 비핵화 협상에 나온 것도 미국은 (여전히) 실패의 경우를 염두에 두고 본다"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이견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줄일 것인가에 초점을 맞춰야한다. 심각한 균열이 있는 것처럼 보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짚었다.
그는 "북한의 비핵화 진전에 상응하는 국제사회의 보상 로드맵(상응조치)이 같이 가야한다"며 "청와대에 북한 및 북핵 전문가 없다. 북핵 TF나 평화발전위원회 같은 상설 기구를 만들어 관련 전문가들로부터 창의적 아이디어를 도출해 북미 등 관련국들을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미 간 주춤한 사이 한반도 주변국들은 '실리 외교'를 이어가고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중일평화우호조약 발효 40년(23일)을 맞아 오는 25∼27일 중국을 방문한다. 일본 총리가 국제회의와 무관하게 중국을 방문하는 것은 7년 만이다. 오는 26일 아베 총리와 시진핑 국가 주석은 정상회담을 연다. 반면, 한일 정상회담은 올해 5월 한·중·일 정상회담을 제외하면 7년째 멈춰져있다.

북한도 미국과의 정상회담이 늦춰지면서 러시아, 중국과 외교에 힘을 쏟고 있다. 미국을 향해 대북제재 완화를 우선적으로 요구하는 북한 입장에서는 북미 정상회담 전에 중러와 결속을 다져 협상력을 올리겠다는 계산이다. 앞서 크렘린궁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연내 일정 가운데 북러 정상회담이 있다고 확인했다. 또 연내 개최여부는 불확실하지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평양 답방을 통한 북중 정상회담 역시 열려 있는 상황이다. 김흥규 아주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중러가 북한에 대한 제재를 해제하자는 것은 아니지만 북한의 비핵화를 지지하면서 그 정도에 따라 완화해주자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노태영 기자 factpoe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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