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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의문엔 없지만…월드컵 공동개최, 北구상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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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스포츠교류 전문가 김경성 남북체육교류협회 이사장
"원산에 4만석 이상 축구장 신설 계획 등 북한도 인프라 구축에 관심 커"
"프로리그·선수 육성 체계화되면 논의 진전될 것"
김경성 남북체육교류협회 이사장[이미지출처=연합뉴스]

김경성 남북체육교류협회 이사장[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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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정상회담 합의문에는 명시하지 않았지만 남북이 월드컵을 공동개최하는 방안은 실현 가능성이 충분하고 체육분야의 교류를 확대해 나간다는 차원에서도 매우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입니다.”

북한과 오랫동안 스포츠분야 교류를 진행한 김경성(59) 남북체육교류협회 이사장은 28일 아시아경제와 전화 인터뷰하며 확신에 찬 목소리로 이같이 말했다. 그는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이 세계 프로축구리그와 프로선수들의 최상위급 경쟁 무대인데 북한은 아직 프로리그나 이를 뒷받침할 선수, 인프라 등이 갖춰지지 않았다”며 “이러한 여건을 고려했을 때 이번 정상 간 논의에서 월드컵 공동개최까지 언급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9일 평양 백화원에서 서명한 ‘9월 평양공동선언’ 합의문 가운데 체육분야와 관련된 사항은 두 가지였다.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 남북 단일팀을 이뤄 공동 출전하겠다는 구상과 2032년 하계올림픽을 공동으로 유치하기 위해 협력한다는 내용이 합의문에 담겼다.

지난달 15일 북한 평양 김일성 경기장에서 열린 제4회 아리스포츠컵 국제유소년(U15) 축구대회 개막전 강릉 주문진중학교와 북측 4.25체육단의 경기에 앞서 선수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 강원도민일보[이미지출처=연합뉴스][이미지출처=연합뉴스]

지난달 15일 북한 평양 김일성 경기장에서 열린 제4회 아리스포츠컵 국제유소년(U15) 축구대회 개막전 강릉 주문진중학교와 북측 4.25체육단의 경기에 앞서 선수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 강원도민일보[이미지출처=연합뉴스][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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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2030년이나 2034년 월드컵을 남북한과 중국, 일본까지 공동으로 개최하는 방안도 추진됐다.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지난 12~13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제2회 한·일·중 스포츠장관회의에서 일본과 중국 측에 이 제안을 했고,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해 취임한 뒤 대한축구협회가 구상한 이 방안에 지지한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올림픽 공동개최만 합의문에 명시되면서 체육계 안팎에서는 “현실적인 제약 때문에 월드컵 유치 논의는 제외된 것 같다”고 추측했다.
김 이사장의 생각은 달랐다. 남북한이 월드컵을 공동개최하기 위해 준비할 시간이 충분하고 명분에서도 앞선다고 강조한다. “우리나라는 2002년 한·일 월드컵을 비롯해 20세 이하(U-20), 17세 이하(U-17) 등 FIFA가 주관하는 대회를 개최한 경험과 훌륭한 경기장 시설이 있습니다. 북한도 축구장을 신축하는 등 인프라를 확충하는데 집중하고 있고요. 지리적인 거리도 가까워서 시설과 노하우를 공유할 기반만 조성된다면 얼마든지 협업이 가능합니다.”

북한 평양에서 열린 제4회 아리스포츠컵 국제유소년축구대회 경기장 모습/사진 강원도민일보[이미지출처=연합뉴스]

북한 평양에서 열린 제4회 아리스포츠컵 국제유소년축구대회 경기장 모습/사진 강원도민일보[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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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북한과의 교류를 오랫동안 진두지휘하면서 보고, 듣고, 느낀 결과를 토대로 한 확신이다. 김 이사장은 2006년 남북체육교류협회를 설립한 뒤 북한 4.25 체육단 등과 협업하면서 남북 청소년 선수들이 기량을 겨루는 축구대회를 꾸준히 개최했다. 지난 10년 간 정부 차원의 교류가 완전히 막혔을 때도 이 사업을 계속하면서 북한의 신뢰를 얻었다. 2014년부터는 남북한을 비롯해 중국, 러시아 등으로 참가국의 범위를 넓힌 ‘아리스포츠컵 국제유소년축구대회’로 규모를 키워 행사를 계속하고 있다. 지난달 13~18일에는 평양에서 4회 대회가 열렸고, 10월25일~11월3일에는 춘천에서 5회 대회를 한다. 내년 5월 예정된 6회 대회는 북한 원산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김 이사장은 “북한이 내년 3월 완공을 목표로 원산에 1만5000~2만석 규모의 축구전용경기장을 짓고 있다. 예정대로 진행된다면 6회 대회를 여기서 치를 것이다. 향후에는 월드컵 개최의 필수 조건인 4만석 이상의 축구장도 원산에 건립할 계획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평양에도 이미 대규모 경기장이 있다. 시설을 다듬고 고속도로 등 교통망을 보수해 왕래만 허용한다면 남북한이 월드컵을 분산해서 개최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관건은 북한의 프로축구리그와 선수 육성이다. 김 이사장은 이 문제를 풀기 위한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북한 선수가 K리그에서 뛸 수 있도록 입단을 추진하는 한편 장기적으로는 조선축구연맹을 주축으로 한 북한의 프로리그를 활성화 해 K리그와 교류하는 방안도 구상 중이다. 그는 “프로선수라는 개념이 북한에는 아직 생소하고 제약도 많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선 복싱과 골프 등 개인 종목에서 프로선수를 배출하는 것을 목표로 북한 측과 협의를 마쳤다”며 “기반이 조성되면 구기(球技) 등 단체 종목으로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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