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r_progress
[AD]

아시아경제 최신 기획이슈

[아시아블로그]워싱턴 지하철 낙하산 인사의 교훈

최종수정 2016.11.30 11:18 기사입력 2016.07.08 11:00

댓글쓰기

[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아시아블로그]워싱턴 지하철 낙하산 인사의 교훈
미국 수도인 워싱턴 DC. 한때 세계 최고라는 명성을 자랑하던 워싱턴 지하철이 최근 최악이라는 오명을 얻고 있다.

하루가 멀다하고 지하철에서 화재사고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도 화재가 발생해 80여명이 연기에 질식하고 1명이 숨졌다. 사고원인은 역시 낙하산 인사로 채워진 경영진의 관리 부실이었다.

낙하산 경영진이 안전 문제를 알고도 시정부 눈치를 보느라 쉬쉬했다는 것이다. 미국 언론이 워싱턴 시정부의 낙하산 인사로 채워진 경영진에게 책임을 묻는 것도 이같은 배경에서다. 남의 일이 아니다.

요즘 여의도 증권가에서도 낙하산 인사 논란으로 시끄럽다. 바로 이은태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의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 선임이다.

이 본부장은 지난 4일 첫 출근길에서 '낙하산 인사'라며 저지하는 노조원들에 의해 1층 현관에서 30분만에 발길을 돌렸다. 이 과정에서 이 본부장 측과 노조원들간에 몸싸움이 벌어졌었다.
사실 이 본부장이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으로 올 것이라는 소문은 지난해 말부터 시장에 퍼졌다. 거래소는 물론 증권가에서는 "시장 경험도 없는 공무원 출신 인사가 한국 증시의 대표격인 유가증권시장을 맡는다"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결국 이변은 없었다. 예상대로 유가증권시장본부장에 선임된 인사는 소문의 주인공이었다.

외부인사가 거래소에 오자마자 유가증권시장본부를 맡은 것은 이번에 처음이다. 과거 외부인사가 유가증권시장본부를 맡은 적이 있지만 파생시장본부, 경영지원본부, 코스닥시장본부 등 다른 본부를 두루 거친 후였다.

그만큼 유가증권시장본부장 역할이 막중하기 때문이다. 유가증권시장본부는 연간 3조원이 넘는 주식과 채권, 각종 투자상품을 담당하는 본부이다. 코스닥 시장이 과거에 비해 크게 성장했지만 유가증권시장에는 미치지 못한다. 더구나 최경수 이사장 부재시에는 유가증권시장본부장이 주로 직무대행을 맡는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거래소 내부는 물론 증권가에서 이 본부장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다. 이동기 거래소 노조위원장은 "이번 인사는 금융위와 금감원이 감독권을 남용한 전형적인 보은성 인사"라며 "선임 절차 과정의 문제점을 찾아 행정소송으로 대응하겠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이 본부장에 대한 좋은 평가도 나온다. 금감원에서 30년 넘게 금융투자 조사와 공시, 회계 일을 하며 관련 업무에 능통했고 '워커홀릭' 얘기를 들을 정도로 일에 몰두한다는 평이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금감원에서 일했을 때의 평가에 불과하다. 금감원에서 잘했다고 유가증권시장본부장 역할을 잘할 것이라는 것은 낙하산 인사를 무마하기 위한 핑계에 불과하다.

물론 이제와서 인사를 번복하기는 쉽지 않다. 대신 낙하산 인사인 그에게 더욱 엄중한 잣대를 적용해야 한다. 임기 3년동안 그가 일을 제대로 하는지, 아니면 정부 눈치나 보는지 지켜봐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워싱턴 DC 지하철의 관리 부실이 우리 증시에서도 재연될 수 있을 것이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간격처리를 위한 cla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