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은 "마일리지 가격을 10% 내외로 올리겠다"는 것이고, 카드사는 "올려주기 힘들다"며 맞서고 있는 상황입니다. (본지 4월4일자 1면 참고)
항공마일리지제도는 그 이후에도 여러 차례에 걸쳐 진화를 거듭했고 현재는 항공 뿐만 아니라 다른 업종에서도 다양한 판촉 이벤트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를 '마일리지 비즈니스'라고 합니다. 신용카드 사용액당 일정액(통상 1500원당 1마일)의 마일리지를 적립해 주는 서비스가 바로 이에 해당됩니다.
마일리지 비즈니스의 구조는 간단합니다. 신용카드사는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에 돈(1마일당 13∼17원)을 주고 마일리지를 구매합니다. 그리고 항공사에서 사들인 마일리지를 고객들에게 카드 사용금액에 따라 나눠 줍니다. 항공사가 공짜로 카드사에 마일리지를 주는 게 아닌 것이지요. 10원이라고 우습게 보면 안됩니다. 카드사들이 연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 지불하는 마일리지금액만 1500억∼1800억원에 달하니까요.
항공사는 낙전 수입을 챙기고, 카드사는 고객이 긁는 금액만큼의 수수료 수입을 얻는 거죠. 마일리지 가격 인상을 놓고 쌍방이 으르렁대고 있지만 서로 더 챙기려는 속내가 숨겨져 있는 것입니다.
마일리지가 이미 우리 생활 깊숙이 파고든 만큼 꼭 집고 넘어가야 것이 있습니다. 마일리지는 더 이상 덤이 아니라, '돈이 오가는 만큼' 교환기능을 갖는 화폐의 성격이 강하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항공사와 카드사 모두 화폐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의 의견은 어떠신지요?
조영신 기자 as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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