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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블로그]마일리지로 항공권 구하기 힘든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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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영신 기자]신용카드사와 대한항공이 항공마일리지 가격을 놓고 힘겨루기를 하고 있습니다.

대한항공은 "마일리지 가격을 10% 내외로 올리겠다"는 것이고, 카드사는 "올려주기 힘들다"며 맞서고 있는 상황입니다. (본지 4월4일자 1면 참고)
그런데 항공사와 카드사가 항공 마일리지를 돈으로 사고판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단순히 항공사와 카드사가 제휴를 맺어 항공 마일리지가 적립되는 걸로 생각하는 고객이 많습니다. 1981년 미국에서 처음 도입된 항공마일리지제도는 항공사가 고정 고객을 확보해 충성도를 높이려고 만들어 낸 일종의 '덤'입니다. 고객 입장에선 나쁠 게 없는 거죠. 한국에는 지난 1984년 대한항공이 처음 도입했습니다. 여기까지는 일반적인 이야기로 많은 사람이 알고 있는 내용입니다.

항공마일리지제도는 그 이후에도 여러 차례에 걸쳐 진화를 거듭했고 현재는 항공 뿐만 아니라 다른 업종에서도 다양한 판촉 이벤트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를 '마일리지 비즈니스'라고 합니다. 신용카드 사용액당 일정액(통상 1500원당 1마일)의 마일리지를 적립해 주는 서비스가 바로 이에 해당됩니다.

마일리지 비즈니스의 구조는 간단합니다. 신용카드사는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에 돈(1마일당 13∼17원)을 주고 마일리지를 구매합니다. 그리고 항공사에서 사들인 마일리지를 고객들에게 카드 사용금액에 따라 나눠 줍니다. 항공사가 공짜로 카드사에 마일리지를 주는 게 아닌 것이지요. 10원이라고 우습게 보면 안됩니다. 카드사들이 연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 지불하는 마일리지금액만 1500억∼1800억원에 달하니까요.
카드사 역시 마일리지 비용을 연회비 등에 포함하기 때문에 카드 고객 역시 긁기만 하면 마일리지가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세상에는 공짜가 없습니다. 그럼 항공사가 돈을 받고 마일리지를 카드사에 파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바로 낙전(落錢) 수익 때문입니다. 마일리지제도에 소멸시효(2008년7월1일 이후 적립된 마일리지는 10년 후 소멸됨)가 신설되면서 항공사는 적지 않은 낙전 수입을 챙기게 됐습니다. 재무재표상 적립한 충당금(부채)은 10년 이후부터는 고스란히 항공사 수입이 되는 것입니다. 수만마일를 갖고 있어도 마일리지 항공권을 구하기 힘든 진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항공사는 낙전 수입을 챙기고, 카드사는 고객이 긁는 금액만큼의 수수료 수입을 얻는 거죠. 마일리지 가격 인상을 놓고 쌍방이 으르렁대고 있지만 서로 더 챙기려는 속내가 숨겨져 있는 것입니다.

마일리지가 이미 우리 생활 깊숙이 파고든 만큼 꼭 집고 넘어가야 것이 있습니다. 마일리지는 더 이상 덤이 아니라, '돈이 오가는 만큼' 교환기능을 갖는 화폐의 성격이 강하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항공사와 카드사 모두 화폐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의 의견은 어떠신지요?



조영신 기자 as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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