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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남북경협, 노동집약 넘어 고도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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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중소기업연구원 동북아경제연구센터장

이재호 중소기업연구원 동북아경제연구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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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0여년간 남북 경제협력은 중소기업 중심으로 추진됐다. 그중 개성공단은 남북 경협의 가장 성공적인 비즈니스 모델이다. 125개 업체가 5만4988명을 고용했고 연평균 5억7000만달러 등 총 32억5000만달러의 가치를 생산했다. 중소기업은 정부의 인프라 지원을 기초로 기업 자체의 독자적 판단과 준비를 통해 남북 경협 사업을 진행해왔다. 이 때문에 여러 성과에도 사회주의 체제상의 문제, 북한 정부의 문제, 기업 내부의 문제 등으로 다양한 한계 상황에 마주했다. 남북 경협이 다시 시작될 경우 노동집약적인 형태를 넘어 체계적, 안정적 환경 속에서 사업을 고도화할 수 있어야 한다.


신(新) 남북 경협 비즈니스 모델은 생산 요소(천연 자원ㆍ원부자재ㆍ노동ㆍ기술ㆍ자본 등)와 단계별로 결합해 3단계로 구분할 수 있다. 1단계는 기업의 준비에 따라 진출 형태를 위탁가공, 합영ㆍ합작, 단독 투자, 협동조합 진출 모델 등으로 결정하는 것이다. 2단계는 진출 지역과 산업에 따라 결합 방식을 뀬지역 산업 연계 모델 뀬공정 연계 모델 뀬서브(subㆍ대기업 협력) 연계 모델 등으로 결정하는 것이다. 3단계는 가용한 생산 요소에 따라 뀬직간접 제조형 뀬자원 개발형 뀬연구제조형 뀬금융투자형 등으로 구분하는 것이다.

특정 비즈니스 모델만이 유의미한 것은 아니다. 전체 모델을 투자자 입장에서 종합ㆍ순차적으로 조합해야 한다. 비즈니스 모델 유형별로 살펴보면 생산 요소 결합 모델의 경우 남한의 자본과 기술, 북한의 노동력, 자원 등이 결합돼 다양한 모델을 만들 수 있다. 개성공단은 남한의 기술과 북한의 노동력이 시너지를 낸 직접 생산제조형이다. 남한의 자본과 북한의 천연자원(자원 개발형)을 결합할 수 있고, 군수 산업과 문화ㆍ예술에서는 남북한의 기술ㆍ경영 노하우를 결합한 공동 연구형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할 수 있다.


이 같은 비즈니스 모델을 적용할 경우 '경제 특구 및 개발구 연계 유형'의 경협 모델도 가능해진다. 남북이 노동력, 도로, 철도, 항만, 전력 등을 토대로 입지와 경제 지대별 주력 분야 검토를 통해 결합 형태를 정하는 것이다. 평양권(은정개발구ㆍ강남개발구)은 한반도 신(新)경제 구상과의 연계성에서 제한이 있다. 실질적으로는 흥남공업개발구, 와우도수출가공구, 진도수출가공구, 현동공업개발구, 신의주국제경제지대, 압록강경제개발구 진출 타당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신 남북 경협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기 위해서는 우선 중소기업 전용 지원 정책이 나와야 하고 현지 기업 지원 거버넌스, 남북한 환결제 제도 등이 마련돼야 한다. 외환관리법상 한국은행 사전 신고 제도나 반ㆍ출입 승인 제도, 북한 내 부동산 등 자산 취득 관련 등록 절차 등의 기존 제도는 보완이 필요하다. 실행적 측면에서는 상사 분쟁 관련 합의서와 기업 간 분쟁 해결 등이 요구된다. 남북한 당국에서는 경제특구법 및 경제개발구법 적용 대상을 구체화해야 한다. 중소기업중앙회는 북한 시장, 지역, 산업 등 다양한 정보 제공의 원천이 돼야 한다.

특히 경제 특구 및 개발구 진출 관련 정책자금을 확보하고 이를 지원하는 플랫폼이 돼야 한다. 또한 북한의 민족경제협력연합회와 같은, 중소기업의 대북 협력 및 진출 시 공신력 있는 대표로서의 역할을 해야 한다. 이 같은 제언이 차질 없이 추진되면 위기의 중소기업은 남북 경협을 통해 성장 통로를 확보할 수 있다. 중소기업 보호와 육성에서 중소기업 구조 재편 전략을 수립하는 역할도 할 수 있다. 남북 경협은 또한 한계기업의 소프트랜딩(연착륙)과 기업의 부가가치 창출 토대로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재호 중소기업연구원 동북아경제연구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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