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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칼럼] 혁신시스템 실패와 정부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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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과학기술 지식이 대융합을 통해 거대한 4차 산업혁명으로 이어지고 있다.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글로벌 혁신경쟁도 본격화되고 있다. 획기적인 지식을 기반으로 새로운 혁신성과를 창출하는 다양한 혁신시스템의 성장과 발전이 무엇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새로운 지식을 창출하는 연구개발과 활용을 강조한 혁신활동이 구분되던 시기에 정부의 역할은 주로 과학기술적 지식창출 지원에 집중됐다. 연구개발은 성공의 불확실성과 투자위험이 높아 시장이 자율적으로 작동하지 못해 시장실패의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기초연구처럼 창출된 지식의 전유성에 한계가 있고 투자 회수가 어렵거나 첨단 연구시설 및 장비와 같이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부문에서 적정 투자실패가 발생한다. 정부에 연구개발 투자가 부족한 부문을 지원해 기술적 위험과 시장 위험을 줄이는 역할이 강조됐다.
최근에는 새로운 지식의 창출과 유통이 급격히 빨라지면서 연구개발과 혁신이 단계적으로 구분되기보다는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화하는 추세이다. 새로운 지식의 창출과 혁신가치 창출 간의 거리가 짧아져 혁신경쟁이 한층 치열해진 것이다. 그 결과 다양한 지식을 기반으로 여러 요소들이 상호작용을 통해 새로운 혁신가치 성과를 창출하는 혁신시스템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정부의 역할도 전통적인 연구개발시장의 시장실패 보완을 넘어 혁신시스템 실패에 대한 대응이 강조된다.

문제는 혁신시스템의 복잡성과 다양성이다. 혁신시스템은 제도를 포함한 여러 요소들이 관련돼 작동할 뿐만 아니라 범위와 분야에 따라 차별성이 있다. 특히 기술이나 산업분야에 따라 혁신시스템의 특성이 사뭇 다르다. 제약분야의 경우 거대기업을 중심으로 대학, 벤처 등이 협력하는 지식네트워크가 필요하며 규제와 의료시장에서 국가의료시스템의 역할이 중요하다. 반면 통신장비분야는 관련 지식분야가 다원화돼있고 기술 및 산업 간 융합이 활발하며 표준과 규제완화가 중요하다. 분야마다 지식 네트워크의 구성과 규제의 역할이 각기 달라 포괄적 정책으로는 혁신시스템 성과를 창출하기가 어렵다. 분야별 혁신시스템의 차별적 특성과 실패영역의 다양한 문제를 적절히 다루는 것이 혁신성과 창출에 중요할 수밖에 없다.

분야별 혁신시스템의 생태계 수준에 대한 고려도 중요하다. 글로벌시장을 선도하는 IT분야의 경우 민간 혁신주체들의 역량과 생태계가 비교적 잘 발달돼 있다. 정부는 직접적인 혁신활동 지원보다 기업에 부족한 미래원천기술 개발과 같은 획기적인 새로운 지식창출 지원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러나 민간의 혁신역량이 부족하고 생태계가 취약한 분야에서는 기업의 혁신경쟁력 제고와 생태계 조성을 위한 정부의 직접적인 지원이 중요하다. 정부연구개발사업을 통한 직접 지원뿐만 아니라 사업화 금융지원 등의 생태계 혁신지원이 같이 이뤄져야 한다. 이처럼 정부정책이 생태계 수준 차이를 적절히 고려하고 있느냐가 혁신시스템 작동에 중요하다.
다양한 분야의 혁신시스템이 발전하려면 다양한 시스템 실패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시스템 실패의 다양성에 대응해 정부의 접근은 체계적이고 동태적으로 변화해야 한다. 현상 문제에 대한 단편적인 대증요법이 아니라 시스템에 대한 종합적인 분석과 진단을 토대로 구조적인 특징과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성장동력 부족 문제도 혁신시스템 분석을 통한 진단을 기초로 해야 정책실패의 원인과 개선방안을 찾는 데 효과적일 것이다.

4차 산업혁명시대의 혁신다양성은 민간의 자율적 접근을 필요로 하지만 혁신시스템의 복잡성이 높아져 고도화된 정부 역할이 필요하다. 정부정책이 시스템 실패를 개선하지 못하면 정책실패는 혁신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다. 혁신성장을 위한 정책시스템 혁신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민형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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