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IMF는 올해와 내년 세계경제가 3.7%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는데, 이는 7월 전망치보다 0.2% 포인트 낮춘 것이다. 미국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시작되었던 2008년부터 2017년까지 세계경제가 연평균 3.3% 성장했던 것을 고려하면 여전히 높은 성장률이다. 그러나 IMF가 하방 위험으로 지적한 것처럼 미중 무역전쟁을 포함한 무역긴장이 고조되거나 펀더멘털이 취약한 신흥국에서 자본 유출이 심화할 경우 경제성장률은 더 낮아질 전망이다. IMF는 2018년과 2019년에 한국 경제가 각각 2.8%, 2.6%씩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는 이전 전망보다 0.2% 포인트, 0.3% 포인트 낮춘 것이다.
IMF의 세계경제 전망 하향 조정과 더불어 지난 주에는 미국 주가를 중심으로 세계 주요 주가지수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10일과 11일 이틀 동안 S&P500 등 미국의 주요 주가지수가 5% 이상 떨어졌으며, 미국 주가 하락은 전 세계 주요 주가지수의 폭락으로 이어졌다. 1월 말 이후 중국 주가가 25% 이상 하락 등 주요국 주식시장이 부진을 면치 못했는데, 미국 주가는 10월 초까지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해갔다.
그러나 거시 경제적 측면에서 보면 미국 주식시장에 거품이 발생했기 때문에 작은 충격에도 주가가 크게 떨어질 수 있다. 내가 추정해보면 2018년 8월 말 현재 주가(S&P500)는 소매판매, 산업생산, 비농업부문고용 등 주요 경제변수에 비해 27% 과대평가되었다. 정보통신혁명으로 미국 주가에 거품이 발생했던 1999년의 20%를 훨씬 넘어섰다. 국민계정상에 나타난 기업이익과 비교해보아도 지난 2분기 주가는 38% 정도 과대평가되었다. 또한 가계 금융자산이 명목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09년 2분기 343%에서 올해 2분기에는 430%로 빠르게 증가했다. 1990년 이후 장기 평균이 340%인 것을 고려하면 지나치게 높은 수준이다. 경제성장률(혹은 기업이익 증가율)이 둔화되면 주식 시장의 거품은 빠르게 해소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 가계의 금융자산 중 주식비중이 36%로 높은 만큼, 주가 하락은 미국 GDP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소비를 위축시킬 것이다. 소비 중심으로 경기가 정점에 이르면 주가 하락 폭이 다시 커지는 데, 1965년 이후 통계를 보면 경기 정점 이후 평균 11개월에 거쳐 주가가 23%나 하락했다.
한은의 경제전망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 지난 7월 전망에서 올해와 내년 소비자물가가 각각 1.6%와 1.9%씩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9월에 전기요금의 정상화와 일부 농산물 가격의 급등으로 소비자물가가 전년 동월에 비해 1.9% 상승했으나, 1~9월 평균 상승률은 1.5%로 통화정책 목표로 제시한 2%보다 낮다. 근원물가 상승률은 9월까지 1.2% 상승에 그쳤다. 이런 상황을 고려하면 이번 전망에서도 물가상승률은 7월 예상치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물가상승률은 유지하고 경제성장률은 낮추면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있을 것인가? 과거 통계로 분석해보면 금리인상은 7개월 정도 시차를 두고 산업생산 등 주요 경제변수에 가장 큰 영향을 주었다. 지금의 금리인상은 경제성장률을 더 낮출 것이다. 일부의 주장처럼 집값을 잡기 위해 혹은 해외로의 자금유출을 막기 위해 금리를 인상한다 하더라도 시장금리는 오히려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시장금리는 미래의 경제를 미리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영익 경제칼럼리스트, 서강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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