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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호의 생명이야기]<107> 전립선암이 걱정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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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 년 전만 해도 전립선암은 매우 생소한 암이었는데, 최근에는 전립선암 수술 받았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게 된다. 전립선암 환자는 2000년 1,304명이 발생하여 남성 암 환자의 1.6%에 불과하였는데, 2015년에는 10,212명으로 급증하여 9%를 차지하면서 위암, 폐암, 대장암, 간암 다음으로 환자가 많은 암이 되었다.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전립선은 남성의 방광 아래에 위치하여 요도를 둘러싸고 있으며, 정액의 일부를 만들어내는 남성 생식기관이다. 최근 나이가 들면서 전립선이 너무 커지면 방광 아래 소변이 나오는 길을 막아 요도의 소변 흐름이 나빠지는 전립선 비대증에 걸리게 되며, 전립선에 생긴 암이 전립선암이다.
전립선암은 전 세계 남성들에게 폐암 다음으로 많이 걸린다. 2012년 111만 명이 걸려 남성 암의 15%를 차지하였다. 주로 북서 유럽과 북아메리카, 오세아니아를 포함한 선진국과 카리브해 국가에서 많이 발생한다. 전립선 특이 항원 검사인 PSA 검사가 늘어나면서 1980년대와 1990년대에 환자가 급증하였다. 남성 암 사망자 수로는 다섯 번째로 많다.

최근 우리나라 전립선암 환자가 급증하는 이유는 우리의 식습관이 서구화되면서 환자발생이 늘어나는 측면도 있지만, 전립선암의 조기검진에 이용하는 PSA 검사가 옛날에 찾지 못하던 전립선암을 쉽게 찾아내는 영향이 훨씬 더 크다.

암에 대한 선입견 때문에 전립선암도 빨리 찾아 수술 받고 마음 편하게 살고 싶을지 모르지만, 더위나 태풍도 센 놈뿐만 아니라 약한 놈도 있듯이 암도 종류에 따라 천차만별인데, 전립선암은 갑상선암과 함께 조기발견 조기수술이 좋다고 보기 어려운 암이다.
전립선암은 주로 65세 이상의 남성들이 걸리는데, 대체로 성장도 느리고, 다른 장기로 전이되는 경우도 많지 않아서 아무런 치료를 받지 않아도 대부분의 환자는 전립선암 때문에 죽지 않는다. 환자도 의사도 암에 걸린 사실을 모른 채 살다가 다른 원인으로 죽는 경우도 많다.

전립선암이 가장 많이 걸리는 미국 남성의 경우 평생 동안 아홉 명에 한 명꼴인 11%가 전립선암에 걸리는데, 전립선암으로 죽는 사람은 41명에 한 명꼴인 2.4%이며, 나머지 8.6%p는 전립선암에는 걸리지만, 다른 원인으로 죽는다. 우리나라 전립선암 환자들의 2011-2015년 5년 상대생존율은 94.1%로 갑상선암 다음으로 높으며, 환자 아닌 사람들의 사망률과 차이가 크지 않다.

전립선암의 조기검진에 많이 이용되고 있는 PSA 검사는 정확성이 떨어지는 것도 문제이지만, 정확하게 진단하는 경우에도 대부분 치료할 실익이 크지 않은 암을 굳이 절제 수술하는 경우가 많아 과잉진료로 이어지는 과잉진단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절제 수술 후 자신도 모르게 소변이 흘러나오는 요실금이나 성기능 장애와 같은 부작용을 안고 사는 사람도 많다.

전립선암은 절제수술의 실익이 크지 않으므로 걱정이 된다면 과잉검진보다는 예방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 발암물질(생명이야기 86편 참조)에의 노출을 줄이고, ‘암 도우미(생명이야기 88편 참조)’의 생활을 버리며, ‘생명 도우미(생명이야기 89편 참조)’의 삶을 생활화하여야 한다. 이미 걸린 사람도 같은 방법으로 훨씬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이밖에 미국 암학회(ACS)가 ‘암 예방을 위한 영양과 육체적 활동에 관한 가이드라인’에서 특별히 지적하고 있는 ①건강한 체중 유지, ②적당한 육체적 활동, ③가공육과 붉은 고기, 정제된 식품, 알콜을 제한하면서 다양한 채소와 과일, 통곡식을 충분한 섭취하는 건강한 식사에도 관심을 기울이자.

김재호 KB자산운용 상근감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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