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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칼럼] 한국이 금융문맹국에서 벗어나려면

최종수정 2018.05.14 11:45 기사입력 2018.05.14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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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존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노후 준비 부족, 인구 고령화, 저출산, 청년 취업난. 현재 한국이 직면해 있는 많은 문제점 중 어느 한 가지도 간단한 문제가 없다. 하루 아침에 생겨난 문제들이 아니다. 오랫동안 진행돼왔지만 단기적인 관점에만 집착하다 보니 미처 미래를 위해 준비할 겨를이 없었던 것이다. 한국이 고성장을 이어왔음에도 끊임없이 경제적, 사회적 문제가 심화되는 근본적인 이유는 돈의 소중함과 관리방식을 모르는 '금융문맹(Financial Illiteracy)'에서 비롯된 것이다.

개인도 마찬가지다. 미리 노후준비를 했어야 하는데 대다수의 사람들의 은퇴 설계는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젊었을 때 자동차나 명품 등 낭비성 지출이 많았고, 결혼한 이후에는 자녀들에게 사교육 등의 명목으로 대부분의 자산을 쓰는 경우도 있다. 노후에 대해서는 별 생각이 없었고 막연히 모든 일이 잘 될 것으로 믿었던 것일까. 단기적인 해법은 없다. 문제를 궁극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해법을 고민하고, 차근차근 개선해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생각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노후 준비를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과도한 사교육비 때문이다. 남들보다 단지 1미터를 앞서기 위한 과도한 사교육으로 인해 부모의 노후는 물론 자녀들의 행복할 권리가 훼손되고 있는 현실은 분명 정상이 아니다. 일각에서는 공교육과 사교육 공방이 끊이지 않고 있다. 공교육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사교육의 비중이 증대될 수밖에 없다는 입장과, 사교육 열풍이 지나치게 과열돼 공교육 현장이 무너지고 있다는 의견 사이의 대립이다. 결국 교육이 아이들을 위한 것이라면 공교육이냐 사교육이냐를 막론하고 아이들의 미래와 행복을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하지 않을까. 아이들이 행복하지 않으면 국가 경쟁력을 유지할 수 없고 이는 국력의 손실로 이어진다.

한국의 교육열은 세계 최고지만, 금융교육은 전무한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금융의 비중과 중요성은 커져가는데 한국에서는 가정과 학교, 사회 어디에서도 돈의 소중함이나 돈을 제대로 모으고 투자하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곳은 마땅치 않다. 미국의 경우 초등학교부터 학생들이 참여하는 주식투자클럽 등이 활성화돼 있어 어린이들이 경제와 금융을 접할 기회가 많다. 더 늦기 전에 한국도 자녀들의 금융교육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초등학교 주식투자클럽을 만들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워린 버핏처럼 어려서부터 투자를 배우고 실천할 기회를 줘야 한다.

더불어 주식투자에 대한 생각의 전환으로 보다 많은 사람들이 금융에 관심을 갖는다면 자연스레 주식시장이 더 활성화돼 경쟁력 있는 기업들이 많이 생기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믿는다. 물론 해당 회사의 주식에 투자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사이에서 부의 가치는 크게 벌어질 것이다. 아이들에게도 어려서부터 복리 효과가 무엇인지를 충분히 경험하고 즐길 수 있도록 금융과 경제, 자본주의와 복리의 원리를 가르치고 함께 토론하는 시간을 마련해주면 금융에 대한 지평을 넓힐 수 있을 것이다.
성공욕구가 강한 민족성과 높은 교육열. 한국이 지닌 장점이다. 특히 세계경제에서 고도의 전문성을 요구하는 분야가 점차 많아질 것이므로 높은 교육열이 도움이 될 것이다. 다만 남을 의식하고 이웃 아이보다 공부를 잘해야만 하는 입시 문화가 오히려 한국의 가능성을 갉아먹고 있다. 수능시험과 같은 천편일률적인 박스에서 벗어나 아이들이 다양한 사고를 할 수 있는 창의적인 교육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사교육에 비용을 투자하는 이유도 결국 아이가 커서 돈으로부터 자유로워지게 하기 위해서라면, 어려서부터 금융과 투자를 가르쳐 성인이 됐을 때 부를 늘릴 토양을 마련해준 다음 자녀가 진정 원하는 일을 하도록 돕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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