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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TRA수출노하우] 공짜 치즈는 쥐덫에만 있다

최종수정 2018.04.19 11:55 기사입력 2018.04.19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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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우 KOTRA 무역투자상담센터
수출전문위원

김건우 KOTRA 무역투자상담센터 수출전문위원

그동안 수출상담을 위해 여러 번 자문했던 A사 대표로부터 급히 전화가 왔다. 중국에서 사업하는 친구로부터 연락이 왔는데 중국 지방정부에서 전기동(Copper Cathod)을 해외 구매하는 사업권을 따냈다고 했다. 이에 외국산 전기동을 중국으로 공급해 주면 수수료를 받기로 했으니 소싱 가능한 업체를 찾아달라는 부탁이었다.

그런데 마침 그는 아프리카 가나에 살고 있는 한국 기업인을 통해 현지 부자 기업인으로부터 공급할 수 있게 되었다는 회신을 받았다고 했다. 결국 이를 위해 중계무역 계약서를 작성 중인데 계약서 조건을 검토해 달라고 했다.

A사 대표는 무역업체를 운영하면 어려움을 겪고 있었던 터라, 멀리 있는 지인으로부터 대규모 거래 오퍼를 통한 수수료 얘기가 나오니 들떠서 그간의 경위를 설명하기 시작했다. 가나 기업인의 한국 방문을 위해 비자를 받으려면 우리 측 초청장을 받아야 해서 초청장은 이미 보낸 상태였고, 더 빠른 방한을 위해 코트라 현지 무역관에 비자 발급을 독촉해 달라고 부탁을 해왔다.

며칠 후 서부아프리카발 사기 시도가 워낙 많은 관계로 교신 내용과 서류를 검토하는 중 방한을 희망하는 가나 기업인의 비자발급이 현지 대사관에 서류 접수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가 들려왔다. 모든 서류를 면밀히 검토하다 보니 전기동을 수입 의뢰한 중국업체는 중국 공상국 사이트에서 검색되지 않는 미등록 업체로 확인됐다. 서명된 의향서 송부 주소지 또한 중국 남쪽 운남성 하구현(河口縣)으로 돼 있는데, 이 곳은 베트남 접경의 시골 벽지 소도시인 것으로 파악됐다. 게다가 작성된 계약서는 단순히 월 5000톤을 구매하겠다는 의향서 성격이었고, 비밀엄수협정서(NCNDA), 수수료계약서(IMFPA) 등 중계무역 거래시 꼭 필요한 서류들도 그럴듯하게 보이기 위해 중국에 있다는 구매선과 파트너가 가짜로 만들어 보낸 것으로 판명됐다.

이런 계약서는 석유 및 무기 거래 등 제3의 중개업체를 통해 대규모 장기 거래를 할 때 흔히 사용되는 방식으로, 중국 파트너라는 사람은 약간의 무역 지식을 이용해 해당 내용을 모르는 한국의 초보 중소기업을 우롱하는데 악용한 것으로 판단됐다. 결론적으로 매월 3000만달러 규모의 전기동을 아프리카 가나에서 수입해서 중국의 변경 베트남 국경 도시로 보내야 하는 비즈니스 모델인데, 조금만 세밀히 점검해 보면 현실성이 없고 진정성이 보이지 않는 허위 거래 제안임을 알 수 있게 된다. 또 국내 중소기업이 어떻게 월 3000만달러의 자금을 중국으로부터 송금받아 다시 가나로 보낼 수 있는지 등 실무 절차의 어려움도 설명했다.
결국 A사 대표는 자신의 불찰에 대해 후회하면서 일생일대의 좋은 기회라 생각했는데 큰 사기를 당할 뻔했다며 감사의 표시를 여러 차례 해왔다. 아직도 이러한 사기 시도가 공공연히 이뤄지고 있는 작금의 현실이 너무나 안타까울 뿐이다. 어떤 사업에든 공짜 점심은 없으며 '공짜 치즈는 쥐덫에만 있다'는 격언을 새삼 상기해 본다.

김건우 수출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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