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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論단弄단]정권교체 이후, '어젠다 헤게모니'의 중요성

최종수정 2017.03.30 04:02 기사입력 2017.03.29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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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천 전 국회의원 보좌관

최병천 전 국회의원 보좌관

 2017년 5월 9일이 되면 새로운 정부가 들어설 것이다. 현재 여론조사로 보면 정권교체가 유력하다. 다만, 누가 대통령이 당선되든 소수파 정권, 여소야대는 분명하다. 탄핵 국면을 거치며 한국사회 개혁에 대한 국민적 열망은 매우 높아졌다. 국민들은 강력한 개혁을 원하지만 정치지형은 여소야대인 상황, 우리가 5월 9일 이후에 마주하게 될 정치 현실이다. 그럼, 소수파 정권이 개혁 주도권을 행사할 수 있는 방법은 뭐가 있을까? 경우의 수만 따지면 3가지이다.

첫째, 인위적인 정계개편으로 여대야소 국면 만들기. 연립정부와 당 대 당 합당을 포함한다. 그러나, 연립정부와 당 대 당 합당 모두 여의치 않을 수 있다. 그 이유는 '위협적인 2위'를 했던 대선후보가 동의하지 않을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위협적인 2위 후보 입장에서는, 새 정부와 정치적 운명을 같이 하는게 차기(次期) 대통령 당선을 위해 손해라고 생각할 가능성이 높다.

둘째, 청와대와 여당이 '낮은 자세'로 국회와 협치를 위해 노력하는 경우. 그러나 이 역시도 여의치 않을 수 있다. 한국정치의 그간 관행을 봤을 때, '반대만 하는 야당'의 행태를 취하는게 정치적 존재감 극대화를 위해 저비용-고효율 전략이라고 생각할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세 번째 선택지가 중요하다. '정책 어젠다 헤게모니'를 발휘하는 경우이다. 이탈리아 진보정치 사상가였던 안토니오 그람시는 '동의에 의한 지배'라는 의미에서 헤게모니 개념을 사용한다. 헤게모니라는 개념 자체가 '지적(知的)-정책적 헤게모니' 개념을 내포한다. 예를 들어보자. 여당의 의석수는 40%, 야당은 60%라고 가정하자. 이 경우 의석수 40%인 여당이 '개혁입법'을 통과시키는 것은 불가능할까? 있다면 그 방법은 무엇일까? 해답은 '국민 지지여론이 60% 이상인 법안'을 추진하면 된다.

대표적인 사례가 2009년~2010년 사이에 있었던 경기도 김상곤 교육감의 무상급식 사례이다. 당시 경기도의회에서 한나라당(새누리당 계열)의 의석비율은 78.4%였다. 열린우리당, 민주당, 민주노동당의 의석수는 합쳐봐야 20% 정도에 불과했다. 당시 한나라당이 주도하는 경기도의회는 진보교육감에게 정치적-정책적 성과를 주기 싫어했다. 그래서 김상곤 경기도 교육감이 '무상급식 조례'를 상정할 때마다 '부결'시켜 버렸다. 그러자, 일개 광역지자체 의회 이슈에 대해 국민적 분노가 일게 됐고, 무상급식 이슈는 오히려 '전국적 쟁점'으로 부상했다. 그리고 마침내 2010년 지방선거에서 광풍(狂風)이 되어 한나라당을 초토화시켰다.
경기도의회에서 김상곤 교육감의 무상급식 이슈와 대비되는 반대 사례가 있다. 2004년 총선에서 원내과반을 차지한 열린우리당이 추진했던 4대 개혁입법이다. 당시 4대개혁 입법은 ▲국가보안법 ▲사립학교법 ▲과거사법 ▲언론개혁법이다. 당시 4대 개혁입법의 실패는 중요한 교훈을 줬는데 첫째, '의석수만 믿고' 힘으로 밀어붙이면 안된다. 둘째, '정책 아젠다 셋팅'의 전략적 중요성이다. 만일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고, 완성도가 높은 '민생 이슈'를 전면에 내세웠다면 상황은 완전히 달랐을 것이다.

연립정부이든 무엇이든 의석은 많을수록 좋다. 국회와의 협치도 할 수록 좋다. 그러나, '정책 어젠다 헤게모니'가 있을 때만 제대로 작동하게 될 것이다. 왜? 많은 국민들이 알고 있는 헌법 조문처럼,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는 명제는 현실정치에서도 진리이기 때문이다.

최병천 정책혁신가(전 국회의원 보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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