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를 달리는 말은 한번 먹을 때 쌀 한 섬을 다 먹는다. 말을 기르는 자는 능히 천리마임을 알고 기르는 것이 아니다. 이 말에 천리마의 능력이 있을지라도 먹기를 배불리하지 않으면 힘이 족하지 못하니 재능의 아름다움은 밖에 나타나지 못한다. 또한 보통 말들과 같으려 해도 얻을 수 없거늘 어찌 그 능히 천리마임을 꿈꾸리오.>
<이것을 채찍질하되 그 도(道)로써 하지 않고, 이를 기르되 그 재(材)를 다하게 하지 못하고, 이것이 울어도 그 뜻을 통하지 못한다. 채찍을 잡고 이에 임하여 가로되 천하에 양마(良馬)가 없다고 한다. 아아, 참으로 말이 없는가. 참으로 말을 알아보지 못하는가.>
채찍질은 말의 법이다. 그리고 길러냄의 식(食)은 말에 대한 투자이자 상(賞)이다. 이 채찍과 말 먹이는 조마사가 기분 내키는 대로 혹은 화풀이하거나 선심쓰듯 내리치고 주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전혀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행위다. 말의 언어와 기질, 그리고 말의 능력에 따라 그를 대해야 한다. 거기에 말 울음을 이해하고 그것이 원하는 것과 두려워하는 것을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 그저 채찍질로만 말을 다스리려 하는 어리석음이, 많은 명마들을 놓치거나 죽이고 있는 것이라고 한유는 개탄한다.
빈섬 이상국 (편집부장ㆍ시인) isomi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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