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에 심어 놓은 모종에서 오이, 가지, 호박, 고추가 한꺼번에 열매를 맺기 시작했다. 넉넉히 달려 있는 여름채소들 중 무엇을 먼저 먹어야 될지 고민스럽다. 가족들의 선호도에 따라 수확하는 순서가 정해지는데 오이가 가장 인기가 많다.
싱싱한 오이를 따서 냉장고에 시원하게 보관해 두었다가 썰어서 고추장에 찍어 먹으면 입안 가득 수분이 채워지면서 시원해지고 먹다가 남은 오이를 얇게 썰어 몇 조각 얼굴에 붙이면 매끈한 피부와 함께 여름 더위가 식는 것 같다. 지금은 오이를 익혀서 먹는 요리보다 날것이나 장아찌, 초절임으로 먹는 일이 대부분이지만 우리나라 전통요리에는 오이를 익혀 먹는 요리가 많다. 오이를 넣은 고추장찌개나 볶음, 찜은 오이가 익으면서 그 향이 진해지고 색도 선명해지면서 더 특별하고 개성이 강해진다. 그러나 오이는 다른 여름채소와 달리 말려서 보관할 수는 없으니 억세어지기 전에 가장 맛있을 때 수확해서 부지런히 요리를 해 먹거나 이웃들과 나누어 먹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오이밭에서 같은 오이지만 겉껍질이 누렇게 변해 억세어지기를 기다리는 오이가 있다. 늙은 오이라고도 부르는 ‘노각’이다. 일반 오이가 시간이 지난다고 노각이 되는 것은 아니고 노각 모종이 따로 있어 다른 오이와 달리 기다려야 제대로 된 노각의 맛을 볼 수 있다. 노각은 겉껍질을 벗기고 반으로 가르면 참외처럼 씨가 많다. 씨를 긁어내고 요리하고, 두꺼운 오이 속살을 굵게 썰어서 고추장에 무쳐먹거나 소금에 절여 냉국으로 먹는다.
글=요리연구가 이미경(http://blog.naver.com/poutian), 사진=네츄르먼트
꼭 봐야할 주요뉴스
아이유·임영웅 손잡고 '훨훨'…뉴진스 악재에 '떨... 마스크영역<ⓒ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