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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화의 Aging스토리]카페인우울증·외로움, '지혜'가 정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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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CSD 딜립 제스트 박사는 "외로움은 주관적 고통"이라고 말합니다. 소셜미디어가 현대인을 더 깊은 고독으로 몰고 있다는 비판에도 귀기울여야 합니다. [그림=아시아경제DB]

UCSD 딜립 제스트 박사는 "외로움은 주관적 고통"이라고 말합니다. 소셜미디어가 현대인을 더 깊은 고독으로 몰고 있다는 비판에도 귀기울여야 합니다. [그림=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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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인생의 3대 고독기는 20대 후반, 50대 중반, 80대 후반이라는 연구결과가 발표되자 많은 사람들이 공감을 표시하고 있습니다.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학교(UCSD) 딜립 제스트 박사 등 연구팀은 지난 18일(현지시간) 학술지 '국제노인정신의학회지'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20대 후반과 50대 중반, 그리고 80대 후반에 중간 수준에서 심각한 단계에 이르는 외로움에 시달린다고 밝혔습니다.
27세부터 101세까지 잔병 없이 건강한 샌디에이고 주민 34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얻어낸 결과입니다. 20대 후반은 뭔가 중요한 결정을 해야 하는 시기지만 자신의 결정이 다른 동료들의 것보다 못하다고 느끼면서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합니다.

50대 중반은 육체적으로 쇠하고 당뇨병 전단계를 경험하게 되거나 심장에 문제가 생기는 시기여서 외로움을 많이 느낀다고 합니다. 나이 들어 친구들이 죽는 것을 경험하고 삶이 무한하지 않음을 깨닫기 때문입니다. 80대 후반은 이 나이까지 살아남았지만 이후의 삶이 순탄하지 않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건강 문제와 재정 문제, 배우자나 친구의 죽음이 외로움을 느끼게 한다고 합니다.

연구팀의 리더인 딜립 제스트 박사는 "조사 대상자의 76%가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외로움을 느끼고 있다고 응답했다"면서 "성별에 관계가 없이 동등하고 엇비슷한 수준의 외로움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습니다. 외로움은 나이와 성별을 가리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젊은 사람이든, 나이 든 사람이든 외로움을 사람을 고통스럽게 합니다. 연구팀은 육체적 건강 악화와 정신 건강 및 인지능력 악화가 외로움이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고 결론 짓습니다. 외로움은 인지능력 악화와 심혈관계 질환 야기하고, 고혈압, 장애, 우울증의 요인이 되기도 하지요.

외로움의 이유도 다양합니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 실직, 질병, 가족이나 지인과의 갈등 등등. 이렇게 가슴 속에 쌓인 외로움을 이겨내기 위해 요즘 사람들이 활용하는 도구가 디지털입니다. 스마트폰이나 PC 등을 통해 소셜미디어에 노출된 게시물을 찾아 읽으면서 소통하거나 위로 받기를 원합니다. 그러나 오히려 더 깊은 외로움에 빠지기도 합니다.

마크 카츠는 자신의 책 '외롭지 않은 삶을 위한 유대인의 지혜'에서 "소셜미디어에 노출된 게시물이 상대의 전부가 아님을 알고 있지만 이를 잊고 자신의 삶과 비교하며 우울감에 빠진다"고 지적합니다.

그러면서 그는 오히려 소셜미디어가 현대인을 더 깊은 고독으로 몰고 있다고 비판하지요. 테크놀로지 덕분에 지구 반대편에 있는 사람과도 연결되지만 이런 만남은 근본적으로 '실패한 만남'이라고 진단합니다. 소셜미디어에는 진정한 참여가 결여된 비인간적인 만남의 플렛폼이기 때문이라는 것이 카츠의 주장입니다.

그래서 '카페인 우울증'이라는 말이 등장한 것일까요? 국내 인기 소셜미디어인 카카오톡,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의 앞 글자를 따 '카페인'이라고 합니다. 소셜미디어에 게시된 타인의 행복한 일상에 상대적 박탈감과 열등감을 느끼는 심리를 '카페인 우울증'이라고 합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의 설문 결과에 따르면, 다른 사람의 소셜미디어를 보고 좌절감(8.9%)이나 분노(9.2%), 슬픔(2.6%)을 느끼는 사람이 의외로 많았습니다. 손으로는 '좋아요'를 누르지만 속내는 '싫어요' 였던 것입니다.

살기 위해서는 적당한 외로움이 필요하겠지만 질병인 우울증 단계로까지 발전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제스트 박사는 "외로움은 주관적인 고통이며, 단지 혼자 있는 것을 의미하지 않고, 친구가 없다는 것을 뜻하지도 않는다"면서 "원하는 사회적 관계와 누리고 있는 사회적관계 사이의 차이가 바로 외로움"이라고 정의했습니다.

연구팀이 제시한 외로움 극복의 방법은 '지혜'입니다. 제스트 박사는 "지혜의 수준이 높은 사람은 외로움을 느끼지 않으며 반대로 지혜 수준이 낮은 사람은 외로움을 많이 느낀다"면서 "지혜가 외로움을 막는 요인이 된다는 것은 신기한 것으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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