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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美, 사랑해서 아무것도 해 줄 수 없는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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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백종민 외교안보담당 선임기자] '사랑하지만 해 줄 수 있는 건 없다. 먼저 포기해라.'

지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대한 태도를 표현하기에 가장 적절한 표현이 아닐까. 김 위원장과 사랑에 빠졌다고 먼저 표현한 건 트럼프 대통령이다. 그러나 미국은 북한이 원하는 경제 제재 해제 문제에 대해서는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영국 BBC의 로라 비커 서울 특파원은 11일(현지시간) 북·미 고위급 회담 연기가 북미 관계의 대화 단절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북·미 관계가 다시 냉각될 수 있다는 우려도 했다.

그에 따르면 뉴욕에서 예정됐던 북·미 고위급 회담이 취소된 시점은 미 국무부가 북측 대표단이 탑승할 예정이던 뉴욕행 항공기에 타지 않은 것이 확인된 이후였다. 북이 회담 연기나 취소 통보를 하지 않고 항공기를 타지 않았다는 의미이다. 북측의 필요에 의해 회담이 연기됐다는 미국측의 설명이 현실과 다를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양측의 대화 단절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이 4차 방북에서 돌아온 후 지속되고 있다.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는 아직도 대화 상대인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의 얼굴도 보지 못했다.
북·미 관계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아무것도 해준 것 없다는 게 국제 외교 분석가들의 시각이다. 오히려 김 위원장이 손해를 봤다고 생각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분석도 있다. 미국과 화해해 경제 개발을 이루겠다는 국민들과의 약속도 지키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대로 가면 군부 강경파들의 압박 속에서도 대화를 선택한 김 위원장이 난처한 입장에 놓일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불만이 있다고 해도 김 위원장이 다시 미사일을 발사하거나 핵실험을 하기도 난처한 입장이다. 이는 지금까지 노력을 모두 수포로 되돌리는 일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마냥 시간을 끄는 게 좋을 리 없다. 북한이 핵과 미사일 시험을 멈췄지만 내부적으로는 여전히 개발을 진행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정보는 최악의 파국도 가능하다는 우려로 이어질 수 있다. 교착 상태가 길어질 수록 북한은 더 정교하고 강력한 핵과 미사일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이는 더욱 심각한 위기를 초래할 모험이다.

대화의 단절이 무서운 이유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대화의 단절을 정면 돌파 하고 내년 초 2차 북·미 정상회담에 도달할 수 있을까.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모호한 합의를 하며 임시 봉합을 한 상황을 그냥 놔두면 상처가 덧날 수 있다.

두 사람이 만나 비핵화 조건과 경제 제재 해제에 대해 직접 담판을 하려 해도 사전 실무 협상은 필수다. 누가 더 버틸 수 있는가 겨루기 위한 대화 단절은 누구에게도 이득이 될 수 없다.




백종민 외교안보담당 선임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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