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헌법재판소가 낙태죄 조항에 대해 사실상 위헌인 '헌법불합치' 판단을 내렸다.
헌법재판소는 11일 산부인과 의사 A씨가 자기낙태죄와 동의낙태죄를 규정한 형법 269조와 270조가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에서 4(헌법불합치)대 3(단순위헌)대 2(합헌)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헌법불합치는 위헌을 선언하지만, 해당 법조항의 무효를 나중으로 미루는 것으로 사실상 '위헌' 결정과 같다. 이번 결정에 대해 조항의 효력 조정방식을 다르게 할 뿐, 헌법재판소가 7대2로 위헌 결정을 내렸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로써 낙태죄 조항은 1953년 도입된 이후 66년만에 개정 수순을 밟게 됐다. 해당 조항은 자기낙태죄를 규정한 형법 269조 1항, 부녀가 약물, 기타 방법으로 낙태한 때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한 내용과 형법 270조 1항, 의사나 한의사 등이 동의를 얻어 낙태 시술을 하면 2년 이하의 징역, 동의가 없었을 땐 징역 3년 이하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동의낙태죄 조항이다.
헌재는 "임신한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제한하고 있어 침해의 최소성을 갖추지 못했고 태아의 생명보호라는 공익에 대해서만 일방적이고 절대적인 우위를 부여해 임신한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다만 낙태죄 규정을 곧바로 폐지해 낙태를 전면적으로 허용할 수는 없다는 판단에 따라 2020년 12월31일까지 법조항을 개정하라는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이 기한까지 법이 개정되지 않을 경우 낙태죄 규정은 폐지된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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