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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人]"We Believe" 집념의 빨간 넥타이 맨 손태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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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완전 민영화 넘어 1등 금융으로
공식석상서 과감한 빨간색 넥타이 패션…"주가상승 기원하는 마음 담은 것"
현재 ing형 가장 큰 목표는 M&A…차량 이동 틈틈이 매물·동향 기사 탐독
전략·글로벌·소통 능해 '3통' 별명

[사람人]"We Believe" 집념의 빨간 넥타이 맨 손태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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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요즘 보수적인 금융권에서 '과감한' 패션으로 주목받는 사람이 있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이다. 손 회장은 공식석상에 어김없이 빨간색 넥타이를 매고 등장한다. 이유는 하나다. 우리금융의 주가 상승을 바라는 마음에서다. 국내 주식 시장에서 빨간색은 주가 상승, 파란색은 주가 하락을 뜻한다. 주가 부양에 대한 의지를 표현하기 위해 빨간 넥타이도 여럿 장만했다.


넥타이 패션에서 드러나듯 손 회장의 최대 고민은 주가다. 주가 상승은 우리금융의 완전한 민영화를 위한 정부 지분(18.32%) 매각의 선결 조건이다. 올 들어 금융주 부진으로 우리금융 주가는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조급한 마음도 아주 없진 않지만 우리금융의 기업가치 제고와 장기적인 주가 상승에 대한 확신은 강하다. 최근 이사회에서 배당성향 확대 대신 인수ㆍ합병(M&A) 실탄 장전을 선택한 이유다. 한 달여 전 우리금융 주식이 상장된 날 만난 손 회장은 "주가 상승을 기원하는 마음을 담아 빨간 넥타이를 맸다"며 "지금 우리금융 주식을 사두면 결코 후회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M&A는 손 회장이 자나 깨나 몰두하는 또 하나의 과제다. 현재 우리은행의 그룹 내 자산 비중은 99%다. 우리금융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덩치를 단숨에 불려 줄 증권, 보험사 등 대형 매물에 대한 갈증이 크다. 짬이 나는 차량 이동시 M&A 관련 기사를 정독하는 건 습관 중 하나다. 손 회장은 매일 오전 8시 출근 직후 신문 기사를 읽고, 금융권 매물 정보나 M&A 동향 기사가 나오면 어김없이 따로 챙겨 둔다. 차 안에서 시간을 쪼개 기사를 정독하면서 미처 놓친 매물 정보, 평판, 업계 동향 등을 두루 살핀다. 최연소 전략기획부장 시절 '공부 시간' 확보를 위해 업무용 차량 지급도 거절하고 지하철로 출퇴근하며 서류를 훑어보던 습관이 여전히 남아 있다.


손 회장의 첫 M&A 성과는 이르면 다음달초 나온다. 지주사 전환 후 가장 먼저 인수를 시도한 하이자산운용 본입찰이 이달말,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다음달초 예정됐다. 우리금융은 현재 하이자산운용과 함께 동양ㆍABL자산운용 인수전에 뛰어들었고 국제자산신탁 인수를 추진중이다. 자본비율 문제로 올해는 소규모 M&A부터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우리금융 회장과 우리은행장을 겸직하는 손 회장은 최근 몸이 두 개라도 모자란다. 전략, 글로벌, 소통에 능해 붙은 '3통'이라는 별명 답게 회사 경영 뿐 아니라 직원과의 소통에도 힘을 쏟는다. 올해는 본점 내 모든 부서의 부서장, 팀장들과 릴레이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 지난해 1년 동안 전국 46개 영업본부를 모두 찾아 직원들을 만난 데 이은 소통, 화합 차원이다. 손 회장은 식사 초반 직원들에게 퀴즈를 내고, 정답을 맞히면 문화상품권을 선물하는 '깜짝 이벤트'도 준비한다. 한 우리은행 직원은 "자칫 딱딱할 수 있는 분위기가 순식간에 누그러졌다"며 "점심식사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고 직원들도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낼 수 있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노동조합과의 소통 능력은 금융권 최고경영자(CEO) 중 단연 최고다. 지난주 문재인 대통령의 동남아 3개국 순방 일정 동행 후 18일 업무 복귀 첫날에도 노조를 만났다. 며칠간 자리를 비우느라 업무가 쌓였지만 따로 시간을 냈다. 이처럼 탄탄한 노사 신뢰관계를 바탕으로 우리은행은 지난해 연말 가장 먼저 노사협상을 타결했다. 우리은행 직원들도 우리사주조합을 통해 지분 6.4%를 보유, 종업원 입장만이 아닌 주주의 입장에서 경영진의 든든한 지원군이 되고 있다.


반면 임원들은 손 회장의 '부드러운 카리스마'에 쩔쩔매는 편이다. 평소 과묵한 편이라 손 회장이 가끔씩 던지는 뼈 있는 말의 무게가 더 크게 느껴진다고 한다. 현안에 대해 미처 생각치 못한 각도에서 접근해 놀라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한 우리은행 임원은 "손 회장이 전략기획을 거쳐 큰 그림을 잘 그린다. 동시에 디테일에도 강해 담당 임원보다 구체적인 수치 등을 더 잘 알 때도 있다. 그만큼 더 열심히 현안을 파악하고, 공부하고, 생각할 수밖에 없게 하는 무서운 CEO"라고 귀띔했다.


손 회장은 올해 지주사 출범이라는 큰 발걸음을 내딛고, 2~3년 내 1등 금융지주로 도약하기 위한 초석을 닦는 데 집중한다. 역시 비은행 부문 M&A가 열쇠다. 새로운 출발을 맞아 우리금융과 우리은행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도 '위 빌리브(We Believe)'로 정했다. 우리은행 영문명 'Woori Bank'의 약자인 'WB'에 신뢰를 주는 은행이라는 뜻을 함께 담았다. 국내 비은행 부문 강화와 글로벌 사업 확장을 통해 국내외에서 신뢰받는 글로벌 금융지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다.


우리금융 고위 관계자는 "120년 역사를 담은 대한민국 최초 은행으로서 국내 금융을 선도하고 고객과 함께 세계로 뻗어나가는 글로벌 은행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손 회장을 비롯한 임직원이 힘을 합쳐 2~3년 내 1등 금융지주로 도약하기 위해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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