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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류청론] 주주이익 대변위해 주주행동주의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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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독립계 사모펀드(PEF)인 KCGI가 한진그룹에 대해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한 지배구조 개선을 강하게 압박하면서 주주 행동주의 펀드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행동주의 펀드는 기업의 의사 결정에 적극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해 기업의 효율성을 높임으로써 주주 가치를 극대화하려는 투자 전략을 가진 펀드를 말한다. 2000년대 이후 미국을 중심으로 확산되기 시작한 행동주의 펀드는 최근까지 설립자의 가문이 기업의 지배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행동주의 펀드의 활동 범위가 매우 제약돼 있었던 유럽에서도 적극적으로 지지받는 환경으로 바뀌고 있다. 외국계 행동주의 펀드들이 국내 기업들에 대해서도 이미 여러 번 경영 압박을 시도한 적이 있는데, 이제는 한국 행동주의 펀드들이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하는 단계에 접어들고 있는 듯하다.


국내에서 행동주의 펀드의 활동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경제 구조의 변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산업 성숙도가 높아짐과 동시에 고령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됨에 따라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뚜렷하게 둔화되고 있다. 저성장 기조의 고착화는 필연적으로 기업 성장세의 둔화를 동반하는데, 이는 결국 기업의 주가 상승률 저하를 의미한다.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장기간 지속됐던 코스피시장의 박스권 장세는 3% 이하로 하락한 국내 경제성장률이 상당 부분 영향을 미쳐왔다는 점을 상기해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렇듯 주가 상승률이 정체되기 시작하면 투자자들의 투자 전략에도 변화가 나타난다. 우리나라 투자자들의 전통적인 투자 방식은 빠른 성장이 기대되는 주식 비중은 확대하고 성장이 정체되거나 퇴보하는 주식 비중은 축소하는 것이었는데, 시장의 전반적인 주가 상승률이 떨어지면 이러한 투자 전략의 효용성은 저하될 수밖에 없다. 이처럼 빠른 성장이 기대되는 기업을 찾기가 상대적으로 어려워지면 기업이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점을 적극적으로 개선함으로써 기업의 가치와 주가를 높이려는 투자자들의 욕구는 강해진다. 최근 주주 행동주의의 부상은 이 같은 경제 구조의 변화를 반영한 결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주주 행동주의의 부상은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이 모두 있다. 주주 행동주의의 강화는 주주에 의한 경영진 감독 기능을 강화시킬 수 있다. 전통적인 대리인 이론에 따르면 일반주주와 대주주인 경영진의 이해관계가 항상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일반주주로부터의 감독 기능 강화는 주주의 의견이 경영 의사 결정 과정에 더 많이 반영되게 해 대리인 비용을 줄일 수 있게 하고, 기업 가치 제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양한 연구 결과에 의하면 적극적인 주주 활동이 기업의 장기적인 지속 가능성을 유의적으로 개선시킬 수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 이와 같은 긍정적인 측면에도, 이전의 외국계 행동주의 펀드들이 대기업의 지분을 매수해 경영 참여 의사를 밝히며 자사주 매입과 배당을 늘리기를 요구하거나 인수합병(M&A) 등에 간섭해 주가를 올려 막대한 차익을 얻은 후 떠나는 행동을 보임에 따라 국내에서는 부정적인 시선도 존재한다. 즉 행동주의 펀드들이 단기적 이익 추구 목표 때문에 오히려 기업을 흔들며 장기적인 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제대로 경영 능력에 대한 평가가 이뤄지지 않고 기업 지배구조에 문제가 있는데도 그룹 오너 일가나 대주주에게 유리한 의사 결정이 이뤄져 결국 대다수 주주의 이익이 훼손된다면, 이 투자자들과 소액주주들의 이익을 대변해줄 수 있는 방법으로 행동주의 펀드는 필요해 보인다. 이제는 기업의 가치를 제고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해 지속 가능한 기업 성장에 약(藥)이 되는 주주 행동주의의 활약을 기대해보자. 

서은숙 상명대 경제금융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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