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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매출 바닥' 자영업자 절망…"한달 남은 설 기대감 없어 폐업 걱정"

최종수정 2019.01.13 08:40 기사입력 2019.01.13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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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슈퍼마켓 사장 "올해 명절·밸런타인 특수 기대감 없어"
관련 행사 상품·선물세트 소량만 발주…반품 가능한 상품 위주
자영업 체감 경기 최대폭 하락…향후 전망도 비관적 '한숨만'
올해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영세 자영업자의 인건비 부담이 커지고 있는 2일 서울 종각역 인근 먹자골목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올해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영세 자영업자의 인건비 부담이 커지고 있는 2일 서울 종각역 인근 먹자골목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역대 최악의 불황입니다. 올해 들어 매출 최저치를 매일 갱신하고 있어요. 설날·밸런타인데이 특수는 아예 기대도 안합니다. 폐업을 할지 말지 고민 하고 있습니다."(종로 편의점주 김 모씨)

"새해가 이렇게 두렵기는 처음입니다. 남들은 사장님이라고 부르지만 직원 둘 여유도 없는데 무슨 사장님입니까? 임대료·인건비에 벌벌 떨면서 언제 식당을 접어야 하나 고민만 하고 있습니다."(영등포 식당 사장 최 모씨)

기해년 새해가 밝으면서 자영업자들의 절망 섞인 하소연이 봇물을 이룬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최저임금이 큰 폭으로 인상된 데다 주휴수당까지 최저임금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정부 발표로 인건비 부담이 크게 늘었다. 임대료도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으면서 그야말로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 당장 설이 한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명절 특수'는 기대도 않는다는 게 이들의 목소리다.

종로에서 A편의점을 운영하는 점주 김진숙(45·가명)씨는 "작년보다 올해 설날과 밸런타인데이 관련 제품 판매가 더 저조할 것 같다"며 "편의점을 운영하는 사람들끼리 의견을 교환해도 올해 더 힘들 것이란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다"고 한숨지었다. 본사에서는 대량 발주를 바라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다는 게 김씨의 설명이다.
B편의점을 운영하는 점주 최인수(56·가명)씨는 "설날 선물세트는 점포 환경에 따라 차이가 있을 뿐 판매가 부진해서 진열용ㆍ구색용으로 소량 발주하는 것이 현명하다"면서 "특히 올해는 해체가 가능한 상품 위주의 선물세트만 발주해서 안팔리면 나중에 활용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새해 들어 최저 매출을 갱신하고 있다"면서 "곧 계약 만료인데, 편의점을 그만 접을까 고민중"이라고 덧붙였다.

C편의점을 운영하는 양승모(49·가명)씨는 "주휴수당까지 포함하면 작년보다 인건비가 30%가량은 더 오른다"면서 "실질적으로 시급 1만원 시대인데, 임대료도 올라 밤낮으로 일하면서 한 달에 300만원 남짓 가져가는데 차라리 가게를 접고 아르바이트를 하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토로했다.
올해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영세 자영업자의 인건비 부담이 커지고 있는 2일 서울 종각역 인근 먹자골목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올해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영세 자영업자의 인건비 부담이 커지고 있는 2일 서울 종각역 인근 먹자골목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소형슈퍼 사장 박상오(58ㆍ가명)씨도 올해 대목 장사는 포기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씨는 "다들 먹고 살기 힘드니 안주고 안받는 트렌드가 더 강해질 것"이라면서 "구색용 선물세트 몇 개만 진열할 예정인데 그마저도 단품 위주로만 조금 팔릴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그는 "편의점을 해보라고 자꾸 찾아와서 권유하는데, 슈퍼도 편의점도 둘다 만만치는 않을 것 같고 정말 자영업자가 먹고 살기 힘든 시대가 됐다"고 토로했다.

외식 자영업자들의 비명은 절규에 가깝다. 서울역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최미선(52) 씨는 "새해 들어 손님들 발길이 더 줄었는데 아무래도 다들 먹고 살기 힘들어 외식비용을 줄이려고 하는 것 같다"면서 "주휴수당 때문에 새해 들어 2명을 더 고용했는데, 장사도 신통치 않고 명절이 다가오는 것도 기쁘지 않다"고 강조했다.
'매일 매출 바닥' 자영업자 절망…"한달 남은 설 기대감 없어 폐업 걱정"


한편 자영업자의 체감 경기 수준은 역대 최악이다. 한국은행 조사 결과 지난해 12월 자영업자의 현재경기판단 CSI(소비자동향지수)는 59로, 2018년 초인 1월(84) 대비 25포인트 하락했다. 지난해 1∼12월 사이 하락 폭은 한은이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8년 이후 연간 기준으로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이다.

현재경기판단 CSI는 6개월 전과 비교해 현재 경기 상황이 비관적으로 보는 소비자가 많을수록 지수가 내려간다. 지수가 기준치인 100 밑으로 떨어지면 부정적인 답변이 긍정적인 응답보다 많다는 뜻이다.

2017년만 해도 지난해와 상황이 정반대였다. 그해 12월 말 자영업자의 현재경기판단 CSI(88)는 연초인 그해 1월 대비 42포인트 올라갔다. 하지만 지난해엔 투자 부진과 소비 둔화 등으로 경기 하강 우려가 커진 끝에 경기체감 지수가 크게 떨어진 것이다.

향후경기전망 CSI도 사상 최대 폭으로 하락했다. 지난해 12월 자영업자의 향후경기전망 CSI는 67로 1월(99) 대비 32포인트 내려갔다. 자영업자의 향후경기전망 CSI는 2017년 11∼12월만 해도 100을 넘겼었다. 히지만 지난해엔 단 한 차례도 기준치 100을 넘지 못한 채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지난해 11∼12월 향후경기전망 CSI(67)는 2016년 12월(64) 이후 최저치까지 떨어졌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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