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출신 금감원장 개혁 과제, 독립성 보장 없인 실현 힘들어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18일'. 올 들어서만 두 차례 이뤄진 금융감독원장 인사에 걸린 시간이다. 청와대는 최흥식, 김기식 전 원장 사임 후 각각 18일만에 후임자를 내정했다. 예상치 못한 빠른 인사였다. 시급한 금융개혁을 위해 금감원장 자리를 오래 비워놓을 수 없다고 판단한 걸로 보인다. 관료 출신이 차지했던 금감원장 자리는 모두 민간 출신으로 채웠다.
금감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 키코, 인터넷은행 등 금융현안과 관련해 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금감원을 지휘ㆍ통제하는 금융위원회는 당황했다. 양측의 갈등은 커졌고 마침내 금융위의 금감원 예산 감축 논란으로까지 번졌다. 이번 일로 명백한 상하관계만 재확인했다는 점에서 금감원의 KO패다. 윤 원장은 예산 결정을 앞둔 민감한 시기 언론 노출을 꺼리고 있고, 금감원 내부에선 원장에 대한 불만으로 번질까 전전긍긍이다.
이쯤 되면 청와대가 왜 민간 출신 금감원장을 세 차례나, 그것도 서둘러 임명했는지 궁금해진다. 청와대는 개혁을 언급하며 진보 경제학자를 금감원장으로 임명했지만 현재의 금융감독체계에선 금감원이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기 힘들다는 사실엔 눈을 감고 있다.
"2008년 금융위, 금감원 분리 당시 가져오지 못한 예산권이 10년이 지난 지금 이렇게 금감원 독립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한 금감원 국장의 말을 '밥그릇' 뺏긴 데 대한 불만으로만 읽을 수 없는 이유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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