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박성철 신원그룹 회장 등 조세포탈범 30명 명단 공개

불성실 기부금 수령단체 11개, 해외금융계좌 신고의무 위반자 1명도 공개

[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차명계좌 사용, 해외 페이퍼컴퍼니를 이용한 소득세 탈루 등 최근 1년간 조세포탈죄로 유죄 판결이 확정된 30명의 명단이 공개됐다. 명단에는 박성철 신원그룹 회장,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 등도 포함됐다. 허위로 기부금 영수증을 발급하거나 기부금 영수증 발급명세서를 보관하지 않은 11개 단체 명단도 확정ㆍ공개됐다.

국세청은 조세포탈범 30명, 불성실 기부금 수령단체 11개, 해외금융계좌 신고의무 위반자 1명의 명단을 국세청 누리집에 공개했다고 12일 밝혔다.

조세포탈범과 불성실 기부금 수령단체 명단은 관보에도 게재될 예정이다.

국세청은 지난달 30일 국세정보공개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이들 공개 대상 명단을 확정했다. 이번 명단 공개는 2014년 이후 다섯 번째다.

명단이 공개된 조세포탈은 지난해 7월 1일부터 올해 6월 30일까지 조세포탈죄로 유죄 판결이 확정된 자다.

명간 공개 대상은 30명으로 지난해(32명)보다 2명 줄었다. 이들의 평균 포탈 세액은 21억원이고, 평균 형량은 징역 2년 7개월, 벌금 28억원이었다.

명단에는 박성철 신원그룹 회장,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 등이 이름을 올렸다. 박 회장은 차명주식 관련 이자ㆍ배당ㆍ양도소득 누락 등으로 25억700만원의 세금을 포탈했다가 징역 4년, 벌금 30억원의 판결을 받았다.

업종별로는 무역ㆍ도소매업 13명(43%), 제조업 6명(20%), 근로자 파견 등 서비스업 6명(20%) 등이다. 유형별로 보면 거짓으로 세금 계산서를 받아 부가가치세를 포탈하는 경우가 8명(26%)으로 가장 많았다. 또 차명계좌를 사용하거나 해외 페이퍼컴퍼니를 악용해 소득세를 탈루한 사례도 있었다.

명단이 공개된 불성실 기부금 수령단체는 거짓으로 기부금 영수증을 발급했거나 기부금 영수증 발급명세서를 작성ㆍ보관하지 않은 단체다. 상속ㆍ증여세법상 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세액을 추징당한 단체도 포함됐다. 총 11개 단체 중 거짓으로 기부금 영수증을 5건 또는 5000만원 이상 발급한 단체는 7개였다. 이들 중에는 지인의 동료인 대기업 직원에게 고액의 거짓기부금 영수증을 일괄 발급하거나 기부자의 이름만 바꿔 수백 건의 영수증을 발급한 경우도 있었다. 기부금 영수증 발급명세서를 작성ㆍ보관하지 않은 곳은 1개였고 세액을 추징당한 곳은 3개였다.

명단이 공개된 단체는 지난해(65개)보다 54개 줄었다. 유형별로는 종교단체가 6개(55%)로 대다수를 차지했고 사회복지단체 4개, 기타단체 1개였다.

해외금융계좌 신고의무를 위반한 이름도 1명 공개됐다. 명단 공개 대상은 신고기한 내에 해외금융계좌를 신고하지 않거나 과소 신고한 금액이 50억 원이 넘는 자다.

국세청 관계자는 "지속적으로 명단 공개를 실시해 세법상 의무 위반행위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건전한 납세의식이 정착되도록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광호 기자 kwang@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