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사람人]盧도 朴도 인정한 홍남기…경제 희망사다리 놓을까

뉴스듣기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6·25 전쟁 피란 가정 출신…여러 정권 두루 거친 '정책통'

야당의 '예스맨' 비난에도…혁신성장 주력 소신 밝혀
홍남기 경제부총리 후보자가 4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홍남기 경제부총리 후보자가 4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우리 사회 곳곳에 희망사다리가 튼튼하게 구축되도록 총력을 기울이겠다."

4일 국회 인사청문회장에 선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모두발언을 마무리하며 남긴 말이다. 그는 이날 오후 10시까지 장장 12시간 계속된 청문회를 마치며 소감을 묻는 마지막 질문에도 비슷한 발언을 했다. 청문회 답변 도중에도 몇 번씩 '우리 사회의 계층이동사다리가 사라졌다는 점에 안타까움을 느낀다'고 속내를 전했다. '흙수저' 성공 신화의 상징인 홍 후보자에게 희망사다리는 각별한 의미가 있다. 홍 후보자는 이날 모두발언을 통해 6ㆍ25 전쟁 때 피란으로, 무(無)에서 시작한 부모님처럼 자신도 제로베이스에서 가정을 꾸렸다고 고백했다. 그는 우리 사회가 구축해 놓은 계층이동사다리 덕분에 막중한 자리에 설 수 있었다고 밝혔다.
강원도 춘천에서 태어난 홍 후보자는 1986년 행정고시 29회로 공직에 발을 디뎌 주로 예산과 정책조정 관련 분야에서 일했다. 기획예산처 예산기준 과장, 기재부 정책조정국장, 대통령비서실 정책보좌관과 기획비서관을 거쳐 미래창조과학부 차관, 국무조정실장 등을 역임했다. 공직생활 33년을 하면서 여러 정권에 걸쳐 두루 기용되며 '정책통'으로 인정받은 홍 후보자는 이제 한양대 출신 첫 경제부총리라는 타이틀을 눈앞에 두고 있다. 당시 서울대 법대ㆍ상대 출신이 판을 치던 기재부에서 다른 대학 출신은 불이익을 받기 일쑤였지만 꼼꼼한 업무처리와 온화한 성품으로 어려운 상황을 정면 돌파해 '경제사령탑' 자리까지 오르게 된 것이다. 

홍 후보자가 국정 전반에 능통하고, 기획 및 정책조정 능력이 뛰어난 경제 관료로 인정받으면서 그를 둘러싼 일화도 많다. 노무현 정부 시절 질 높은 정책 개발과 혁신에 앞장선 공로로 노 대통령으로부터 격려금을 받아 화제가 된 바 있고, 박근혜 정부 출범을 앞두고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경제1분과 전문위원으로 합류해 경제정책의 밑그림을 그리기도 했다.
정성호 국회 기재위원장이 4일 국회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주재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정성호 국회 기재위원장이 4일 국회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주재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원본보기 아이콘


하지만 그동안의 공적과는 별개로, 경제부총리 후보에 내정되자 홍 후보자에 대한 날선 검증이 이어졌다. 홍 후보자가 침체된 우리 경제를 일으켜야 하는 구원투수 역할을 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띠고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 등 주력제조업 부진과 함께 고용 대란, 민생경제 악화 등 내년에도 경제가 쉽게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2기 경제팀을 이끌 리더로서 정부 경제정책에 획기적 전환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그러나 홍 후보자가 질의답변서와 언론 인터뷰에서 밝힌 정책신념이 기존 정부 기조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으면서 분위기는 싸늘해졌다. 특히 야권으로부터 맹비난을 받고 있는 소득주도성장 정책 기조를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히자 홍 후보자에 대한 기대는 실망으로 바뀌었다.
청문회에서도 날카로운 질문이 쏟아졌다. 야당은 홍 후보자가 정책 기조의 전환 의지가 없고, 소신 없이 청와대 지시에 휘둘릴 것이라면서 '예스맨' '청와대 바지사장'이라는 표현을 쓰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다만 '시장의 주체는 민간이고, 정부는 기업활동을 뒷받침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원칙을 분명히해 야당 의원들의 고개를 끄덕이게 했다.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제도 시행의 속도가 빨랐다고 시인하며 속도 조절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힌 점도 점수를 얻었다.

특히 홍 후보자는 서비스산업 활성화와 규제혁파, 신산업 육성 등을 통해 혁신성장의 성과물을 내놓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2011년 기재부 정책조정국장을 할 때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입법을 추진했고, 국무조정실장 때는 규제샌드박스 도입에 앞장섰다. 특히 수년째 국회 계류 중인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을 강력하게 추진하겠다고 밝혀 관심이 모인다. 대표적 공유경제인 카풀제도 도입은 기존 이해관계자들과 '상생'으로 가야 한다며 택시업계를 설득할 대책을 국토교통부와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홍 후보자는 인사청문회를 무난히 통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의 정책 능력과 자질에서 이렇다 할 흠결이 드러나지 않았고, 소신있게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기 때문이다. 병역면제 등 신상 문제도 상대적으로 덜 부각됐다. 기획재정위원회는 5일 오후 전체회의를 열고 홍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보고서를 심사, 채택할 전망이다. 이제 홍 후보자는 내년도 경제정책방향을 설정할 조타수로서 우리 경제 전반에 활력을 불러일으키고 저출산ㆍ고령화, 소득 양극화 등 당면 현안을 해결해야 한다. 젊은이들을 위한 희망사다리를 강조한 홍 후보자가 한국 경제에도 희망의 사다리를 내려줄 수 있을지 기대해본다.




세종=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하이브-민희진 갈등에도…'컴백' 뉴진스 새 앨범 재킷 공개 6년 만에 솔로 데뷔…(여자)아이들 우기, 앨범 선주문 50만장 "편파방송으로 명예훼손" 어트랙트, SBS '그알' 제작진 고소

    #국내이슈

  • 때리고 던지고 휘두르고…난민 12명 뉴욕 한복판서 집단 난투극 美대학 ‘친팔 시위’ 격화…네타냐후 “반유대주의 폭동” "죽음이 아니라 자유 위한 것"…전신마비 변호사 페루서 첫 안락사

    #해외이슈

  • [포토] '벌써 여름?' [포토] 정교한 3D 프린팅의 세계 [포토] '그날의 기억'

    #포토PICK

  • 신형 GV70 내달 출시…부분변경 디자인 공개 제네시스, 中서 '고성능 G80 EV 콘셉트카' 세계 최초 공개 "쓰임새는 고객이 정한다" 현대차가 제시하는 미래 상용차 미리보니

    #CAR라이프

  • [뉴스속 인물]하이브에 반기 든 '뉴진스의 엄마' 민희진 [뉴스속 용어]뉴스페이스 신호탄, '초소형 군집위성' [뉴스속 용어]日 정치인 '야스쿠니신사' 집단 참배…한·중 항의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