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선임기자] 김일성·김정일 사망, 핵실험·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같은 대형 북한 뉴스를 특유의 과장된 억양으로 전해 온 조선중앙TV의 리춘희 앵커가 은퇴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추구하는 새로운 시대에 발맞추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이다.
3일(현지시간) ABC, 텔레그래프 등 외신은 올해 75살의 고령에도 현역으로 활동해온 리 아나운서가 곧 은퇴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는 1971년부터 50년 가까이 북한의 소식을 전해왔다.
그는 한국과 미국에 대한 비방공세에도 전면에 나섰다. 지난해에는 김 위원장이 사상 처음 자신의 명의로 발표한 대미 위협 성명을 대독 방송하기도 했다. 지난 3월 김 위원장의 방중 소식도 그의 입을 통해 전해졌다.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으로 이어지는 3대의 '입'으로 활동할 만큼 김씨 일가의 각별한 사랑을 받았다.
리 앵커가 은퇴하면 향후 예상되는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이나 2차 북미정상회담 소식은 새로운 앵커를 통해 전해질 전망이다.
강동완 동아대 교수는 "조선중앙TV는 프로그램 제작의 방향도 수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 TV에서 한국과 해외 관련 소식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리 앵커로 대변되는 과거의 제작 방식이 현 상황과 맞지 않다는 판단을 한 듯 하다"고 말했다. 방송에서 북한 외부 소식이 늘어나면서 더 이상 기존 방식의 뉴스 전달에 한계를 느꼈다는 해석이다.
조선중앙TV는 최근 제작 현장을 외부에 공개하는 등 변신을 꾀하고 있다. 방송에서도 체제 선전보다는 북한 국민들의 일상, 경제 발전 현장에 대한 보도가 증가하는 추세다. 젊은 앵커나 기자의 억양이나 태도, 복장 역시 현대적으로 탈바꿈했다는 평가다.
백종민 외교안보담당 선임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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