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인간을 대신해 재난·재해 현장에 투입돼 활동할 로봇에게 가장 중요한 신체 부위는 어디일까요?
재난·재해 현장에서 새고 있는 가스밸브를 잠근다거나 무너진 건물 잔해를 등을 들어 옮겨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로봇손으로 잡고 들어 운반하는 물건들은 형태나 소재가 제각각일 것입니다. 뭉퉁한 물체가 있고, 뾰족한 물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철근이나 벽에 튀어나온 못이나 깨진 유리조각 등은 로봇손에 손상을 가할 수 있지요.
위급한 상황에 놓인 인간을 구출할 수 있게 구조대가 진출입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드는 것도 로봇손의 역할입니다. 그래서 로봇손은 다양한 모양, 다향한 형태의 물건 등 무엇이든 잡고 옮길 수 있어야 합니다. 실제로는 인간을 대신할 로봇이라기보다 '로봇손'만 필요하다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닐 것입니다.
일본 도호쿠대(東北大?) 정보과학연구소 타다쿠마 켄지 교수와 타도코로 사토시 교수 등으로 구성된 연구팀은 지난달 모양과 크기 등이 제각각인 물체를 손쉽게 잡을 수 있는 로봇손을 개발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염주 모양의 구조를 띤 선형기구를 기반으로 한 로봇손은 내부에 설치된 와이어를 밀거나 잡아당기면 염주알처럼 생긴 마디마디들이 물체를 쥐거나 놓을 수 있게 설계됐습니다.
켄지 교수팀은 지난 6월에도 뾰족하고 날카로우며 복잡한 형상을 지닌 물체를 손상을 입지 않고 자유롭게 파지할 수 있는 다용도 로봇손을 개발한 바 있습니다. 4개월 여만에 한층 진화된 로봇손을 다시 개발한 것입니다.
사토시 교수팀이 이전에 개발했던 로봇손은 내부가 분말로 채워져 잡아야 하는 대상이 복잡한 형태이더라도 그에 맞춰 부드럽게 변형됩니다. 이 때문에 작업용도에 따라 로봇손을 교체해 쓸 필요가 없었지요. 로봇손 내부에 공기를 넣어 분말을 압축하면 딱딱해져 물건을 쥘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 로봇손은 고무 소재로 개발돼 뜨거운 열기를 지닌 물체는 쥐기 힘들었습니다. 대부분 재난·재해 현장이 불길 속일 경우가 많아 실용성이 떨어졌던 것입니다.
그에 비해 이번에 개발한 로봇손은 유연성·내화성 등이 두루 향상됐습니다. 천이나 고무 소재 대신 금속성 부품으로 제작할 수 있기 때문에 고온에서도 잘 견디고, 무엇보다 복잡한 형상의 물체를 잘 잡을 수 있습니다. 손상된 밸브나 깨진 유리, 건축용으로 튀어 나온 못이나 철조망 등 기존 로봇손으로 불가능했던 모든 물체를 잡을 수 있게 된 것이지요.
또 물체에 따라 로봇손을 교체해 줄 필요가 없어 다품종 소량 생산에 필요한 여러 종류의 복잡한 형상 부품을 잡거나 조립·운반할 수 있습니다. 물대포를 로봇 머리 정중앙에 설치하면 훌륭한 소방로봇이 되고, 재난·재해 현장에 투입하기 위해 만든 다른 로봇에 이 로봇손을 달아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게 할 수 있습니다. 연구팀은 이 로봇손이 실제 환경에서의 테스트를 거친 뒤 로봇 제조업체와 협력해 5년내 상용화할 계획입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아빠는 직장 잃을 위기에 놓였다…한국 삼킨 초저... 마스크영역<ⓒ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