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희윤 기자] 프랑스에서 발굴된 중세시대 말엽의 한 법적 계약 문서에는 ‘affrerement’라는 단어가 등장하는데, 학계에선 이를 형제결연으로 풀이했다. 미국 쉬펀버그대 역사학 교수인 알란 툴친은 해당 문서에 등장하는 문장 중 ‘형제(affrerement)는 하나의 빵과 하나의 포도주, 하나의 지갑을 공유하기로 맹세한다’는 대목을 들어 “해당 계약은 친형제가 부모의 유산을 나눌 때 작성하기도 했지만, 혈연관계가 없는 독신 남성들이 동성애 관계를 공식화하는데 형제결연 계약을 사용한 증거”이며 “‘하나의 지갑’은 커플의 모든 재산이 공동 소유임을 의미하고, 형제결연 시 결혼식과 같이 공증인과 증인 입회하에 서약식을 가졌다”고 분석했다.
시빌 파트너십은 2004년 영국 정부가 동성 간 혼인관계를 인정하며 도입한 제도로, 결혼식 대신 ‘시빌 세리머니’를 치르고, 법적 신고 시 남편·아내가 아닌 서로를 시빌 파트너라고 지칭하게 된다. 시빌 파트너십은 상속, 연금 등에 있어 결혼제도와 동일한 법적 보장을 받으며, 영국이 2013년 동성결혼을 허용함에 따라 동성커플은 결혼 또는 시빌 파트너십 중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받게 됐다.
국내에서도 동성결혼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활발한 가운데 지난 2013년 영화감독 김조광수 씨가 혼인 신고서를 제출했으나 거부당했고, 해당 구청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도 2016년 법원은 “시대적 상황 등이 다소 변경되기는 했지만, 별도의 입법 조치가 없는 한 현행법상의 해석만으론 동성 간 혼인이 허용된다고 보기 어렵다”며 이를 기각한 바 있다. 현재 대한민국 헌법, 민법 및 가족관계등록 등에 관한 법률은 혼인을 ‘남녀의 애정을 바탕으로 일생의 공동생활을 목적으로 하는 도덕적, 풍속적으로 정당시 되는 결합’으로 규정하고 있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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