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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게임체인저⑭]박진식 이사장 "메르스에 짓던 병원 뜯어고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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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식 메디플렉스 세종병원·세종병원 이사장

-메디플렉스 세종병원, 착공 한 달만에 재설계
-병상 사이 커튼 대신 유리벽, 13개 양음압병실 마련 등 감염 예방·환자 안전관리 강화
-올 연말 월 단위 흑자 전망
-2020년 심뇌혈관센터 亞 1위…10년 후엔 세계일류 도전장
[제약·바이오 게임체인저⑭]박진식 이사장 "메르스에 짓던 병원 뜯어고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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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 2015년 5월 박진식 당시 세종병원장은 인천 계양구에서 첫 삽을 뜬 메디플렉스 세종병원 공사를 멈췄다. 착공 한 달여 만이었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확진 환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을 듣고서다. 2009년부터 준비한 숙원 사업이었지만 병원 내 감염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생각에 설계를 뜯어고치기로 했다. 박진식 메디플렉스 세종병원 이사장은 "좋은 병원을 만든다고 했지만 당시엔 감염 통제에 대한 개념이 없었다"며 "땅을 파고 한 달이 지났는데 메르스가 발생해 응급실, 중환자실 등을 감염 통제를 확실히 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다 바꿨다"고 말했다.
환자를 위한 '좋은 병원'을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손해를 기꺼이 감수한 것이었다. 병원의 정책과 시스템, 서비스는 모두 환자를 위한 것이어야 한다는 일념은 그때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투자는 가까운 2~3년 후 미래의 변화를 예측해야 합니다. 투자가 가능한 자원이 한정돼 있는 만큼 더 많은 사람에게 혜택을 줄 수 있느냐가 가장 중요합니다."

◆국내 첫 심장 전문 병원의 도전= 메디플렉스 세종병원은 개원한 지 1년6개월밖에 안 되는 '신생' 병원이다. 그러나 본원인 세종병원은 국내에서 손꼽히는 심장 전문 병원으로 우뚝 섰다. '최대' '최다' '최초'라는 수식어가 수두룩할 정도로 심장 질환과 관련해서는 독보적이다. 그러다 보니 이곳 출신 의료진은 스카우트 1순위다. 이미 주요 병원 곳곳에서 활약하고 있다. 세종병원을 '심장병 사관학교'라고 부르는 이유다.

박 이사장은 "심장병 관련 최대, 최다, 최초 가운데 3분의 1을 세종병원에서 했을 것"이라면서 "개원 후 10년간 도전적인 치료를 하면서도 성공률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관련된 모든 과의 의료진이 환자의 치료 계획과 결과를 공유하는 협진 시스템과 피드백이 시스템화돼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1982년 국내 유일의 심장 전문 병원을 개원한 이래 지금까지 한 주도 빠지지 않고 하는 일이다.
그런 세종병원에 메디플렉스 세종병원은 큰 도전이었다. '2020년 아시아 최고의 심뇌혈관센터'를 꿈꿨다. 2009년 장소 확정 이후 착공까지 8년. 설계도, 시스템도 달랐다. 메디플렉스라는 이름처럼 기존 병원과 다른 새로운 형태의 전문 병원 복합체다. '본진'인 심뇌혈관센터 외에 한길안과병원(한길안센터), 서울여성병원(부천서울여성산부인과센터) 등 인천 지역 유명 전문 병원의 시스템을 그대로 도입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2015년을 휩쓴 메르스 사태를 교훈 삼아 감염 예방, 환자 안전 관리 체계도 도입했다. 당초 구상했던 6인실을 모두 4인실로 바꿨다. 1인당 병상 면적은 기준인 4.3㎡의 약 3배인 11.7㎡로 국내 최대 규모다. 병상 사이를 커튼으로 막지 않고 바닥에서 천장까지 유리 파티션(격벽)을 설치했다. 환자가 기침을 해도 비말(침방울)이 옆으로 넘어가지 않도록 한 것이다. 13개의 양음압병실도 마련했다. 병동 8개, 중환자실 2개, 응급실 3개로 법정 기준보다 6배나 많다. 또 중환자실과 수술실, 중앙공급실, 인공치료실, 내시경실 등은 더티존과 클린존으로 분리, 오염과 감염을 사전에 차단하도록 했다.

새로운 시도는 또 있다. 지난해 7월엔 뷰노와 손잡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세계 첫 심정지 예측 프로그램 '이지스'를 개발했다. 실제로 매달 예상치 못한 채 중환자실로 옮겨지는 5명의 환자 가운데 3명가량을 이지스로 발견, 처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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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최고 심뇌혈관센터 목표 가까이…"10년 후 세계 일류"= 메디플렉스 세종병원 개원은 박 이사장 개인에게도 의미가 남다르다. 박 이사장은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서울대병원 임상조교수로 일하다 2008년 세종병원에 합류했다. 메디플렉스 세종병원은 심장내과 과장, 기획실장으로 자리를 옮긴 이후 첫 대형 프로젝트였다. 의사이자 경영자로서의 도전을 마주했다. 박 이사장은 "의사는 자원이 한정돼 있다는 생각을 하지 않지만 경영자는 전체를 봐야 하고 자원 투입의 우선순위가 다를 수 있다"면서도 "전체 환자에게 효율적인 투자가 무엇인지를 생각하면 목적이 같다. 결국 환자를 중심에 놓고 보면 큰 충돌은 없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아버지인 박영관 회장은 먼저 나서지 않았다. 의대 진학 때도, 병원 합류 때도 마찬가지였다. 대신 "너의 결정이니 한번 해보라"고 독려했다. 2014년에는 이사장직을 주면서 전적인 신뢰를 보냈다. 지금도 조언은 하나 최종 결정은 박 이사장에게 넘긴다고 한다.

인재 영입에도 적극적이다. 올해 들어서만 오병희 메디플렉스 세종병원장, 최인섭 뇌혈관센터장, 전진학 감염병센터장, 조광현 피부과 교수, 백재승 비뇨의학과 과장을 모셔왔다. 인재 영입에는 그만의 원칙이 있다. 시니어 의료진의 진료 역량뿐만 아니라 자신의 노하우를 사람들과 기꺼이 공유하려고 하느냐가 판단 기준이다. 박 이사장은 "시니어 의료진의 경험과 노하우가 젊은 스태프의 에너지와 만나 시너지를 낼 수 있다"면서 "장기적인 인력 육성 차원에서 시니어 의료진을 영입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보통 병원 개원 후 3년 정도 지나야 자리를 잡지만 메디플렉스 세종병원은 올 연말쯤 월 단위 흑자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월 단위로 연말쯤이면 자체적인 수익 구조를 가져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2020년 아시아 최고의 심뇌혈관센터라는 목표도 달성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당시 일각에서는 황당하다는 이야기가 나왔지만 현재 아시아 최고 1등은 아니어도 적어도 우리나라 최고 그룹 중 하나이지요. 우리나라 수준이 아시아 최고이니 어느 정도 목표에 가까이 왔다고 자신합니다."

박 이사장은 아시아를 넘어 더 큰 목표를 그리고 있다. 10년 후 세계 일류다. 그러려면 심뇌혈관 질환 분야 외에 다른 과도 고루 발전해야 한다. 그는 "내년에는 전사적인 질 관리를 통해 여러 과가 같이 성장하는 데 중점을 둘 것"이라면서 "심뇌혈관 분야를 중심으로 다른 과도 균형 잡힌 지역 중심 병원의 역할을 해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박혜정 기자 park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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