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찾지 않는 이들끼리 소소하게 추석 보내기도
[아시아경제 이승진 기자] 추석 황금연휴가 달갑지만은 않은, 아니 한편으로 두려운 이들이 있다. 올해가 넘어가기 전 취업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취업준비생(취준생)들이다.
20일 오후 1시 서울 동작구 노량진의 학원가. 거리는 공무원시험준비생(공시생)의 트레이드마크가 돼버린 트레이닝복과 슬리퍼 차림의 청년들로 북적였다. 이들은 학원 수업을 마친 뒤 컵밥으로 허기를 달래거나, 다음 수업을 위해 학원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구모(27)씨도 추석 연휴에 귀향(歸鄕) 대신 공부를 택했다. 7ㆍ9급 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인 구씨는 올해 치른 시험에서 모두 떨어졌다. 구씨는 "부모님께서는 다음 시험까지 여유가 있으니 마음 편히 집에 오라고 말씀하셨지만 마음이 내키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가 두 번째 시험이어서 정말 간절했지만 노력이 부족했는지 뜻대로 되지 않았다"며 "내년엔 꼭 합격해 당당하게 친척 집도 방문하고 부모님 기도 살려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노량진 컵밥거리의 상인들 역시 고향을 찾지 않고 추석 연휴 공시생들과 마음을 함께한다. 8년째 컵밥집을 운영하고 있는 하애경(54ㆍ여)씨는 추석 당일인 오는 24일 하루만 쉴 계획이다. 하씨는 "명절이면 학생이 줄어들긴 하지만 시험을 앞두고 있는 학생 대부분은 학원에 나온다"며 "11월 임용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은 평소와 다름없이 생활할 것"이라며 시험 일정을 줄줄 꿰기도 했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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