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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人] 방북 32회째…'北이 가장 반가워했을 경제인' 현정은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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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人] 방북 32회째…'北이 가장 반가워했을 경제인' 현정은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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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9회 금강산·개성 23회 찾아…방북 최다 기업인
'남북경협의 상징'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18일 평양남북정상회담의 특별수행원으로 방북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감회는 남다르다. 북한 경제사령탑인 리룡남 북한 내각 부총리와 기업인들이 면담한 자리에서 현 회장은 "남북관계가 안 좋으면 늘 마음이 아팠다. 빨리 (사업을) 다시 시작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에 리 부총리는 "현정은 회장 일이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예나 지금이나 똑같다"고 화답했다. 20년 이상 지속된 현대그룹과 북한의 신뢰관계를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지난달 금강산에서 열린 고(故) 정몽전 전 회장의 추모식 때도 김영철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이 맹경일 부위원장을 통해 '아태는 현대에 대한 믿음에 변함이 없고 현대가 앞장서 남북 사이의 사업을 주도하면 아태는 언제나 현대와 함께할 것'이란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대북사업은 현대그룹의 숙명이다. 소떼를 몰고 방북했던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유업을 잇는 일인 동시에 그룹 재건의 발판이 되기 때문이다. 현 회장의 이번 평양 방문은 2011년 12월 김정일 국방위원장 조문 방북 후 7년 만이고 통산 9번째다. 금강산ㆍ개성지역을 찾은 것은 23회로 현 회장은 지금까지 모두 32회 차례 북한을 찾았다. 이번 방북단 중 북측에서 가장 반가워했을 인물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정은 국무위원장과도 '구면'이다. 현 회장은 지난 2011년 12월26일 김정일 위원장 조문차 방북했다. 당시 현 회장은 이희호 여사와 1박2일 일정으로 평양 금수산기념궁전을 찾아 상주인 김 위원장(당시 중앙군사위 부위원장)과 조문 인사를 나눴다. 조문 차원 이외 대북사업 관련 논의는 없었지만 북측과 현대그룹간 우호적 관계 형성에 밑거름이 됐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번 방북에서 현 회장과 김 위원장이 실질적으로 대면한다면 두번째 만남이 되는 셈이다. 현 회장은 김정일 위원장 생전에 수차례 만남을 갖고 대북사업에 긴밀하게 협력해 왔다는 점에서 김 위원장과 현 회장이 느끼는 감회도 남다를 것으로 보인다.

현 회장의 방북은 2003년 10월 처음 이뤄졌다. 남편인 정몽헌 전 회장의 갑작스러운 타계로 그룹 회장 취임을 앞둔 시점 류경정주영체육관 개관 행사 참석을 위해 처음으로 평양을 찾았다. 그로부터 2주 뒤인 10월21일 현대그룹 지주사인 현대엘리베이터 회장으로 취임하며 정 전 회장의 뒤를 이어 현대그룹의 경영을 맡았다.

이듬해 5월1일에는 북한 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와 사업 전반 협의차 두번째로 북한을 찾았다. 총수의 지위로는 첫 방문이었다. 이후 2005년 6월14일 6ㆍ15 통일대축전 참석차, 2007년 10월4일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원으로 방북했고, 같은해 11월2일 김정일 위원장과 만나 개성관광, 백두산 관광, 비로봉 관광에 합의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3개월 뒤 미국과 북한의 화해 무드 속 대북사업을 가장 활발히 하는 기업 총수로 뉴욕필하모닉 평양 공연에 초청을 받기도 했다.

한국인 관광객 피격 사망 사건으로 남북관계가 경색국면으로 돌아선 뒤에도 현 회장의 방북은 이어졌다. 2009년 8월16일에는 북한에 억류된 현대아산 직원 석방과 대북사업 현안 논의차 방문해 김 위원장을 면담했다. 당시 개성공단 활성화, 북한 지역 출입 체류 원상 회복, 추석 이산가족 상봉 등에 합의하는 성과를 낳기도 했다.

현 회장의 금강산ㆍ개성 지역 방문 횟수는 23회에 이른다. 일년에 다섯차례 방북한 해도 있었다. 중대한 경영 현안이 있을 때 현장을 찾아 문제를 해결하기도 했고, 각종 문화 정치 행사에 초청돼 남북 관계 개선의 메신저 역할을 하기도 했다. 2004년 12월16일 개성공단의 첫 시제품 생산기념 행사에 남측 380여명의 인사들과 함께 찾았고, 2005년 5월26일 국내 의류업체 신원이 개성공단에서 여는 패션쇼에 참석하기 위해 방북했다. 2005년 7월16일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면담을 위해 금강산을 찾았고, 2005년 8월26일에는 개성 시범관광차, 2006년 4월29일 금강산에서 열리는 윤이상 음악회 참석차, 2006년 5월17일에는 아파트형 공장 기공식 참석차 방북했다.

현 회장의 이번 방북을 계기로 북한과 현대그룹간의 경제협력이 재개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1998년 소떼 방북 이후 물꼬를 튼 현대그룹의 대북사업은 같은 해 11월 금강산관광 사업으로 이어졌고, 2003년 개성공단 개발로 본격화됐다. 사상 첫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직후인 2000년 8월에는 현대아산이 북한으로부터 전력사업, 통신사업, 철도사업, 통천비행장, 임진강댐, 금강산 수자원, 명승지 관광사업 등 7개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을 최소 30년간 운영할 권리를 5억달러(약 5300억원)에 확보하며 정점을 찍었다. 현대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개성공단 개발사업권의 총 면적은 약 2000만평(65.7㎢) 규모로, 이 중 조성공사에 착수한 면적은 공단구역 100만평에 불과해 사업화 기회는 무궁무진하다.

특히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재가동이 경협 재개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현대그룹에 더욱 이목이 쏠린다. 현대그룹 측은 "북측과의 신뢰 관계가 20년 이상 이어져 온 만큼 사업권이 구체화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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