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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파커'의 도전, 태양의 비밀을 풀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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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에 근접해 임무를 수행 중인 '파커 쏠라 프로브'의 모습(상상도).[사진=미항공우주국(NASA) 홍보영상 캡처]

태양에 근접해 임무를 수행 중인 '파커 쏠라 프로브'의 모습(상상도).[사진=미항공우주국(NASA) 홍보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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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태양의 비밀을 풀 수 있을까요? 우리가 매일 눈으로 바라보는 태양은 별다른 변화가 없어 보이지만 매순간 엄청난 에너지를 쏟아내며 자신의 행성들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다른 태양계 행성들에 비해 태양은 비밀이 많습니다. 너무 뜨겁기 때문에 가까이 접근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지난달 12일(현지시각) 오전 3시31분 인류 최초의 태양 탐사선 '파커 솔라 프로브(Parker Solar Probe)'가 발사되면서 베일에 쌓인 태양의 비밀이 어느 정도 밝혀질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인류가 가장 궁금한 부분은 태양풍, 즉 태양에서 불어오는 입자바람인 '태양 플라즈마'의 속도가 어느 정도인지, 태양 대기의 바깥 가스층인 코로나가 태양의 표면보다 더 뜨거운 이유 등입니다.

태양은 뜨겁습니다. 도대체 얼마나 뜨겁길래 인류가 태양을 연구한 지 400연이 넘도록 태양의 근처에도 가지 못했을까요? 용광로에 녹아 있는 쇳물의 온도는 1500℃가 넘습니다. 금속 중 녹는점이 가장 높은 텅스텐은 3410℃가 돼야 녹지요. 그런데 태양의 표면 온도는 그 2배에 가까운 6000℃나 됩니다.
그보다 더 뜨거운 곳이 태양의 코로나입니다. 코로나의 온도는 150만℃에 달한다고 합니다. 40℃ 근처로만 이르러도 폭염지옥이라는 말을 서슴지 않는 인류가 숫자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온도지요.
태양풍을 쏘아내는 태양의 모습. [사진=NASA 홍보영상 캡처]

태양풍을 쏘아내는 태양의 모습. [사진=NASA 홍보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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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커는 이 코로나를 뚫고 들어가 태양표면과 더 가까운 거리에 도달한 뒤 태양표면보다 대기층인 코로나의 온도가 더 높은 이유를 밝혀내는 것이 임무입니다. 이번 탐사의 프로젝트명이 "태양을 만져라(Touch the Sun)"인 이유입니다.

파커는 태양으로부터 620만㎞까지 일곱 차례 근접비행할 예정인데 이전 어떤 탐사선의 접근 거리보다 8배나 가까운 거리입니다. 이 거리는 태양과 가장 가까운 행성인 수성-태양 사이 거리(5790만㎞)의 10분의 1 수준으로, 이 정도 거리에서는 태양은 지구에서 보는 것보다 23배나 크게 보인다고 합니다. 이보다 더 가까이 접근하는 것은 현재 과학 수준으로는 무리라고 합니다. 태양열에 녹아버린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150만℃에 달하는 코로나를 어떻게 뚫고 태양 표면 인근까지 들어갈 수 있을까요? 이 온도는 우주공간의 온도이기 때문에 실제 탐사선이 견뎌야할 최고온도는 1370℃ 정도라고 합니다. 파커는 지구에 비해 475배 강한 태양의 복사열을 견디면서 기기들을 운용해야 합니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이를 위해 파커는 11.43㎝ 두께의 탄소복합체 열보호시스템(TPS, Thermal Protection System)을 외부에 둘러 실내온도는 27도를 유지하도록 설계했습니다. 일종의 탄소 샌드위치인데 97%가 공기인 4.5인치 두께의 탄소발포체를 탄소복합체가 감싸고 있는 형태입니다. 지름이 2.4m에 달하지만 경량소재를 사용해 무게는 72.6㎏ 정도로 가볍다고 합니다.

파커는 또 태양전지판 냉각시스템과 오류 관리시스템을 내장하고 있습니다. 태양전지 냉각시스템은 태양의 강렬한 열 부하에도 무리 없이 전력을 생산토록 하고, 오류 관리시스템은 우주선이 장기간 지구와 통신할 수 없는 상태에서도 우주선을 보호할 수 있습니다.

파커 탐사선의 오류관리 시스템은 방열판 그늘의 모든 가장자리 주위에 배치된 7개의 태양 센서로부터 들어오는 자료를 이용해 탐사선이 지구와 통신할 수 없는 상태에서도 장기간 우주선을 보호합니다. 만약 문제가 발견되면 탐사선이 지구와 접촉하지 않을 때도 코스를 자체적으로 정정할 수 있고, 과학장비를 시원하게 유지해 장기간 기능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태양의 열기를 견뎌 녹지 않아도 문제는 또 있습니다. 바로 속도입니다. 태양이 태양계 전 천체들의 질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99.84%입니다. 그래서 중력의 크기는 지구의 몇십 배에 달하는데 태양 중력에 빨려들지 않으려면 탐사선의 속도가 초속 190㎞ 이상을 유지해야 합니다.
태양을 향해 시속 69만㎞의 속도로 날아가는 태양탐사선 파커. [사진=NASA 홍보영상 캡처]

태양을 향해 시속 69만㎞의 속도로 날아가는 태양탐사선 파커. [사진=NASA 홍보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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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서울-대전 간을 1초에 주파하고, 서울-뉴욕 간 1만1000㎞를 1분에 주파해야 하는 속도인데 인류가 만든 비행체의 최고속도를 기록하게 됩니다.

이런 엄청난 속도를 내기 위해서는 다른 행성의 궤도에 슬쩍 끼어 중력의 도움으로 가속을 얻는 '스윙바이(swing-by)'해야 합니다. 파커는 이달 말쯤 금성에 도착한 뒤 무려 일곱 차례나 스윙바이해서 태양에 최접근할 때는 시속 69만㎞까지 가속하게 됩니다.

파커는 전자기장과 플라스마, 고에너지 입자들을 관측할 수 있는 장비들과 태양풍의 모습을 3D 영상으로 담을 수 있는 카메라 등이 탑재하고 있습니다. 이 장비들로 태양의 대기 온도와 표면 온도, 태양풍, 방사선 등을 정밀 관측하고, 태양풍의 속도도 측정하게 됩니다.

파커는 2018년부터 2025년까지 스물네 차례 태양에 근접비행하며 태양 궤도를 스물네 차례 돈 후 태양 코로나 속으로 급강하할 예정입니다. 이런 고된 임무를 수행한 탓일까요? 미 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7년간의 대장정을 마치면 파커는 지구로 귀환하지 못하고 현장에서 산화하게 됩니다. 파커의 임무에 경의를 표합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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