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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읽다]매운맛 '통증'에 땀나면 우유 마셔라?

최종수정 2018.09.15 09:00 기사입력 2018.09.1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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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운 것을 먹었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고통을 느끼고, 물을 들이킵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매운 것을 먹었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고통을 느끼고, 물을 들이킵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인체는 신비롭습니다. 더워서 땀을 흘리기도 하지만 따뜻한 음식을 먹거나 매운 것을 먹어도 몸에서 땀이 납니다. 따뜻한 음식을 먹으면 몸이 더워져서, 매운 음식을 먹으면 고통스러워서 땀을 흘리는 것이라고 합니다.

고통스러워서 땀을 흘린다? 이해가 잘 안되시나요? 사람의 혀는 단맛, 신맛, 쓴맛, 짠맛, 감칠맛을 느끼지만 매운맛을 감지하지는 못합니다. 그래서 매운맛은 뇌가 통증으로 인식해 코에서는 콧물, 눈에서는 눈물, 몸에서는 땀이 나오도록 조절한다고 합니다.

매운맛을 내는 성분은 고추에 가장 많이 함유된 무색의 휘발성 화합물인 '캡사이신(Capsaicin)'입니다. 캡사이신은 혀 표면의 점막을 자극해 그 자극은 뇌로 전달됩니다. 뇌는 이 자극을 '통증'이라고 판단합니다. 즉, 몸에 해로운 물질로 인식해서 이를 희석시키거나 밖으로 내보내기 위해 콧물과 눈물, 땀을 분비하는 것이지요.

그러면서 뇌는 천연 진통제라고 할 수 있는 '엔도르핀(endorphin)'을 함께 분비합니다. 통증을 완화해주는 역할을 하는 아편성 단백질이지요. 그래서 매운 음식을 먹으면 통증을 느끼면서도 기분이 좋아지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땀 흘리고 고통스러워 하면서도 더 강한 매운맛을 찾아 식도락을 즐기는 이유도 통증과 함께 찾아오는 쾌감(?) 때문이 아닐까요?

그리고, 매운 음식을 먹었을 때 '통증'을 달래기 위해 급하게 물을 찾기도 합니다. 그런데 물을 마셔도 매운맛이 얼른 사라지지 않을 때가 있으실 겁니다. 차가운 물을 마시면 잠시 통증을 잊을 수 있지만 금방 통증은 되살아납니다.
매울 때는 물보다 우유를 마시는 것이 낫습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매울 때는 물보다 우유를 마시는 것이 낫습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물은 부분적으로 전기적 성질을 띄는 극성분자입니다. 때문에 고추의 캡사이신, 후추의 피페린, 생강의 진저론 같은 전기적 성질을 가지지 않은 무극성분자와 잘 결합하지 않습니다. 혀에 남은 캡사이신 등의 성분을 잘녹이지 못한다는 말입니다.

반면, 같은 무극성분자는 캡사이신 등의 성분과 잘 결합합니다. 우유에 포함된 카제인과 같은 무극성의 지용성이어서 혀에 남은 매운 맛을 잘 녹여줍니다. 다시 말하면, 무극성분자는 극성용매인 물에 녹지 않지만 같은 무극성용매인 우유는 기름에 잘녹는 지용성 성분인 카제인이 들어 있으므로 물보다 우유를 마시는 것이 낫다는 말입니다.

좀 다른 비유를 하자면, 엔진오일이 손에 묻었을 때 물로 씻으면 잘 안지지만 휘발유로 지우면 잘 지워집니다. 혀에 남은 기름기를 기름성분이 많은 우유로 녹여주는 것이지요. 매운 통증을 잘 녹여주는 이런 지용성 성분의 음식은 우유 외에도 마요네즈가 섞인 음식이나 올리브유를 찍은 빵 등이 있습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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