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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그 후]궁중족발 김 사장은 무죄?…"법치 문란vs사회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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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미수죄 무죄 놓고 논란...노량진 수산시장 강제대집행 무산도 '법 무시 행태' 비판 제기돼

서울 서촌 소재 '본가궁중족발' 앞. 자료사진.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서울 서촌 소재 '본가궁중족발' 앞. 자료사진.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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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법은 만민에 평등하다'. 진보ㆍ보수를 막론하고 현대 법치주의 사회를 운영하는 원칙으로 꼽는다. 하지만 최근 우리 사회에서 법치주의 훼손 논란이 잇따르고 있다.

우선 서울 서촌 '본가궁중족발' 사장 김모(54)씨의 살인 미수 혐의에 대한 1심 무죄 판결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김씨는 건물주 임모(61)씨와 임대료 인상 및 퇴거 여부를 놓고 분쟁을 벌이다 망치를 휘둘러 중상을 입히는 등 살인미수ㆍ특수상해ㆍ특수재물손괴 등 혐의로 기소됐다. 그러나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1심 재판부는 배심원 평결에 따라 살인 미수 혐의를 인정하지 않고 특수상해 및 특수매물손괴 혐의만 유죄로 판단해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이를 놓고 일각에선 기존 판례에 비해 피고인에게 유리한 판결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사실 관계와 법률보다는 사회적 환경이 판결을 좌우한 대표적 사례라는 것이다. 사건의 쟁점 외에 해당 건물주의 '갑질'에 대한 비판 여론, 상가 임대차 분쟁에서 피해를 보고 있는 임대상인들에 대한 동정론 등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와 관련 서울 지역에서 활동하는 한 변호사는 "망치로 가격할 때 머리를 향했다던가, 차량으로 들이받으려 했던 행위로 볼 때 기존 판례상 미필적 고의가 인정될 여지가 있었다"면서 "국민 배심원들이 여러가지 주변 사항을 고려해서 판결을 내린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유죄 판결을 요구하는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어떤 이유에서든 사람을 차로 밀어 죽이려 하고 망치로 머리를 가격하는 명백한 살인 미수에 대해 무죄판결을 받는것을 옳지 않다 우리나라는 법치국가"라며 "박근혜대통령또한 국민의 힘과 법의 힙으로 탄핵했다. 이런 나라에서 감성 충만한 사연 하나 때문에 사람을 죽일 뻔한 사람을 무죄로 판결하는건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반면 지지 단체, 진보 정당 등에선 "김씨도 피해자로 징역 2년6개월 판결은 너무 가혹하다"고 반박하고 있다. 정의당 서울시당은 지난 7일 성명을 내 "이 사건의 핵심은 시세차익을 노린 건물주가 법의 허점을 이용해 장기간 상권을 일구어온 임차상인을 아무런 보상 없이 내쫓고 폭력적 강제집행을 자행해온 것"이라며 "법의 허점을 비롯한 잘못된 구조를 바로 잡을 고민은 하지 않은 채 모든 책임을 폭력을 행사했다는 이유로 임차인에게만 묻는다면 제2, 제3의 궁중족발 사건은 계속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궁중족발 사건이 발생한 이후 상가법 개정을 여야 가릴 것 없이 공언했지만 여전히 아무런 성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는 국회가 유죄선고를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노량진수산시장 명도소송강제집행이 실시된 6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에서 구시장 상인들과 집행관들을 막아서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노량진수산시장 명도소송강제집행이 실시된 6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에서 구시장 상인들과 집행관들을 막아서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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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째 지속되고 있는 노량진 수산시장 갈등도 논란이다. 구 시장 상인들은 임대료 인상, 매장이 좁아지고 장사가 잘 안 된다는 등의 이유로 새 수산시장으로의 이전을 거부하며 3차례에 걸친 강제대집행을 몸으로 막고 있다. 이들은 지난달 17일 대법원의 명도소송 판결에도 불구하고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 수협 측이 이미지 훼손, 극단적 사태 발생 등을 우려하며 단전ㆍ단수 등을 망설이는 사이 300여억원대의 물적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법적으로 구 시장이 무허가 상태로 전환되면서 위생ㆍ안전 관리에도 문제가 생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회적 합의와 민주적 절차에 의해 법이 만들어지는 현대 법치주의 사회는 어떤 형태로든 권력을 가진 특정 세력에 의해 법의 집행이 왜곡될 때 위기에 처한다. 사회 구성원들이 법 집행의 형평성에 동의하지 않으면 사회적 신뢰는 무너지고 소외·박탈감을 호소하게 돼 도무지 사회를 유지할 수가 없다. 고금을 막론하고 법치의 문란은 망국의 첫번째 원인으로 꼽힌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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