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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 “공개사과 왜 안하시나요”…송도 불법주차 사건, 어떻게 끝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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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사과해!”, “사과의 진정성이 없다”
“죄송스럽게도 얼굴 들 자신 없어”

지난달 30일 오후 8시30분께 A씨(사진 오른쪽)가 입주자대표회의 회장 B씨(사진 왼쪽)에게 자필로 작성한 사과문을 건내고 있다.사진/H아파트 관리사무소 제공

지난달 30일 오후 8시30분께 A씨(사진 오른쪽)가 입주자대표회의 회장 B씨(사진 왼쪽)에게 자필로 작성한 사과문을 건내고 있다.사진/H아파트 관리사무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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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인천 송도국제도시 H아파트 단지에서 50대 여성 A 씨가 자신의 차량에 불법주차 스티커가 부착된 것에 대해 불만을 품고 지하주차장 진입로를 막아 입주민들의 원성을 샀던 이른바 ‘송도 불법주차’ 사건이 차주(車主)가 사과하면서 일단락됐다.

하지만 일부 주민들 사이에서는 A 씨가 공개사과가 아닌 입주자대표회의 회장 B 씨를 통해 서면으로 사과하는 것은 진정성이 없다며 공개사과를 촉구하는 등 마찰이 빚어지기도 했다. 관리사무소 측은 추후 설명회 등을 통해 주민들 갈등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30일 오후 8시40분께 A 씨는 B 씨를 통해 사과문을 발표했다. 그는 자신의 차량이 불법으로 주차를 했다는 것에 대해 “입주자분과 대화를 하면서 제가 오해하고 있던 상황을 알게 되었습니다”라면서 “과정이 어떻게 되었던 홀로그램 스티커 미부착으로 인해 불법주차 스티커를 부착 당할 만한 충분한 사유가 된다는 것에 대해 인지하였고 인정합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하주차장 진입로를 자신의 차량으로 막은 것에 대해서는 “공동생활을 함에 있어 지켜야 하는 규칙을 위반했다는 것이 저의 큰 잘못”이라면서 “지하 주차장을 막아서 입주자들의 분노를 산 것, 그리고 그 분노를 무시한 것, 죄송하다. 통행 불편도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오후 8시40분께 입주자대표회의 회장 B씨(사진 왼쪽)가 A 씨가 자필로 작성한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사진=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지난달 30일 오후 8시40분께 입주자대표회의 회장 B씨(사진 왼쪽)가 A 씨가 자필로 작성한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사진=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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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서면 사과문을 통해 사과하는 것에 대해서는 “아파트 정문 입구에 나와 사과드리는 것이 마땅하오나 정말 죄송스럽게도 얼굴을 들 자신이 없어 아파트 입주자 회장 및 몇몇 분들과 대면하여 사과를 드리고 서면으로 사과문을 남깁니다”라고 이유를 밝혔다.

A 씨의 서면 사과문이 모두 발표된 뒤 일부 입주민들은 “공개사과해!”, “이게 사과로 끝날 일이냐”, “사과의 진정성이 없다”, “이 자리에 나와서 사과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 “이렇게 사과를 하고 끝내는 것은 정말 아닌 것 같다” 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 가운데 A 씨 차량 바퀴에 자물쇠를 걸었던 입주민 C 씨는 본인의 담화문을 통해 “(A 씨는) 몇몇 입주민들과 2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대화를 통해 차주와 오해했던 부분들을 명확히 설명했다”면서 “(A 씨는) 대화를 하면서 느낀 것이 우리가 풀어줘야 할 상대적인 약자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본인의 잘못을 인정해 차주의 사과를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A 씨가 공개사과를 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차주는 입주민 입주 회장과 몇몇 입주민 앞에서 대면으로 사과를 했다. 다만 차주가 직접 얼굴을 보이며 사과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양해 말씀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논란이 불거지자 이날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일부 입주민들의 반발에 대해 “향후 자리를 마련해 입주민들을 대상으로 설명하는 시간을 가질 것”이라면서 “입주민들의 갈등을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지나달 29일 오전 인천시 연수구 모 아파트단지 정문 인도에 3일째 방치된 50대 여성 주민의 캠리 차량에 주민 불만이 적힌 쪽지들이 부착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나달 29일 오전 인천시 연수구 모 아파트단지 정문 인도에 3일째 방치된 50대 여성 주민의 캠리 차량에 주민 불만이 적힌 쪽지들이 부착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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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A 씨는 지난달 27일 오후 4시40분께 자신의 차량에 불법주차 스티커가 부착된 것에 불만을 품고 자신의 차량으로 지하주차장 진입로를 막고 자리를 떴다. 이 과정에서 그는 핸드브레이크를 채워 차를 밀 수 없게도 했다.

A 씨의 차량이 주차장 입구를 가로막자 다른 주민 차량은 지하주차장에 진입하지 못했고, 불편을 겪은 주민들이 경찰에 신고했지만, 경찰은 아파트 단지가 사유지라는 이유로 차량을 견인하지 못했다. 이후 주민 20여 명은 이날 오후 11시께 A 씨의 차량을 손으로 들어 인근 인도로 옮겼다.

이 가운데 29일 오후 A 씨가 차량에서 골프 가방만을 챙겨가는 모습이 폐쇄회로(CC)TV를 통해 공개되면서 입주민들의 화는 더 커졌다. 주민들은 A 씨 차량에 ‘아이들이 위험해요’, ‘불법 주차 안하무인 감사합니다’ 등의 내용이 적힌 포스트잇 메모를 붙이는 등 A 씨의 사과를 촉구했다.

30일에는 한 연예인의 입간판과 함께 스티커를 이용한 투표함이 마련되면서 A 씨 행위에 대해 지속적인 질타가 이어졌고, 이날 오후 8시40분께 A 씨는 입주자대표회의 회장 B 씨를 통해 서면 사과문을 발표하면서 사건은 나흘만에 일단락됐다.

한편 A 씨는 오는 11월 이 아파트에서 다른 곳으로 이사할 예정이다. A 씨의 서면 사과문을 대독한 B 씨는 “이번 사건 때문은 아니고, 개인적 사유로 아파트를 떠날 계획이다”라고 설명했다. A 씨 처벌 문제에 대해서는 “인천 연수경찰서 관계자와 통화해 A 씨와 원만히 합의했다고 알렸고, 이 관계자는 정상을 참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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